이해식 작곡 Tango를 위한 협주곡「Flute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두레맞이」2
KBS국악관현악단 제149회 정기연주회(2004. 4. 14) 후반은 이날의 위촉 작품인 이해식 작곡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춤질내기」와 함께 가곡 「그 여자 Ⅰ」(강은교 시)와, KBS국악관현악단 제129회 정기연주회(2001. 12. 13) 위촉 작품이었던 탱고를 위한 협주곡 「플루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두레맞이」 등, 이해식의 작품으로 선곡되었다. 본 blog는 KBS국악관현악단 제149회 정기연주회를 홍보하는 [KBS 오케스트라] 2004년 4월호와의 서면 인터뷰를 옮긴 것이다. 이 내용은 모두 [이해식의 작곡노트 넘겨보기](경산: 영남대학교 출판부, 2006), 428~431쪽에서 볼 수 있다.
아래의 인용문은 KBS국악관현악단 제143회 정기연주회의 후반이 이해식의 가곡작품 「그 여자」(1984), 「Flute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두레맞이」(2001), 그리고 새로 위촉받은 「Piano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춤질내기」(2004)로만 선곡된 데 따른 [KBS오케스트라] 2004년 4월호와의 서면 인터뷰이다.
그여자,
플루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두레맞이,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춤질내기
여자와 춤
환갑이 넘은 지금도 나는 ‘여자와 춤’이 좋다. 여자는 내 삶과 창작의 원천이기 때문이고, 춤은 모든 예술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춤 중에서는 탱고가 좋다. 강렬하고 역동적인 리듬과 애상적인 선율이 탱고 음악의 매력이지만 정작 춤은 부드럽게 춘다. 즉 외강내유(外剛內柔)한 춤이어서 좋다는 말이다.
오늘 연주되는 ‘그 여자’는 원래 성악(聲樂)에다 피아노를 붙인 가곡 작품으로 강은교 시인의 <그 여자Ⅰ>이 모본(母本)이다. 나는 이 작품에서 바다보다도 넓은 한국의 어머니상과 여인상을 상상해 보았다. 이어서 연주되는 ‘플루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두레맞이’는 탱고를 위한 협주곡이다.
탱고와 국악, 그리고 아르헨티나와 코리아
아르헨티나와 한국은 서로 지구의 반대편에 있지만 춤으로써는 이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에는 많은 한국 교민이 살고 있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서울 탱고>는 진양조나 늦은 중모리와 같이 느린 탱고여서 멋이 있다.
공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탱고와 같은 예리하고 역동적인 리듬이 우리나라의 농악이나 무속음악에도 들어 있다. 또 갈라 치는 느린 장단의 anacrusis나 민속음악 장단의 강력한 Auftakt는 탱고 스텝의 rhythm division과 같은 맥락으로도 볼 수 있다.
이번 초연 연주곡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춤질내기」 이야기
<춤질내기>는 <춤+질내기>이다. <질내기>는 어떤 일에 익숙해진다든가 마루 따위를 반질반질하게 닦는 일을 말한다. 내가 자란 전라도 부안에서는 길이(長), 길(道) 등을 모두 ‘질’로 말한다. 또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올리는 일을 <물을 질어 올린다>고 말한다. 따라서 <춤질내기>는 <춤+길내기>, <춤길+내기> 등의 다의성(多義性)을 가지며, 특정한 춤을 지정하진 않았지만 좋은 춤이 질어지길(按舞) 바라는 마음으로 붙인 제목이다.
이번 초연곡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춤질내기」는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춤두레」보다 기법적으로 단순하고 또 국악관현악과의 앙상블도 비교적 단순하다. 춤과 관련된 작품이므로 전체적으로 빠른 템포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바란다. 연주자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말이다.
창작은 작곡자 개인의 자유와 정신세계의 추구임으로 나의 작품을 들을 때는 애운담 안(國)에 갇혀있는 전통적인 선입관을 멀리해주면 좋겠다. 관객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말이다.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춤질내기」는 본 블러그에 따로 마련되어 있음.
작곡가와 공력
잘 사는 나라일수록 인문학의 기초가 튼튼하게 구축되어 있다. 그런 나라일수록 옛날의 음악을 온전하게 보전하며 연주하고 있다. 대체로 우리가 우리의 음악이 좋은 줄 모르고 사는 것은 인문학이 부족한 탓이요, 전통 국악의 기본적인 인문이랄 수 있는 정악을 거의 모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도 생각해 본다. 이에서 창작 국악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모름지기 국악을 하는 사람들과 관객들은 상생의 정신으로 국악을 한 차원 높여야 할 당위가 있다. 여기에서 국악의 대를 잇고 국악사를 기록해 나갈 창작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특히 국악 작곡가를 자처하는 사람일수록 재치와 이름을 팔기보다는 좋은 작품을 쓰는 데에 공력을 바쳐야 할 것이다.
이해식(작곡가. 영남대 교수) [KBS오케스트라], 서울: KBS한국방송, 2004년 4월호, pp. 26~27.
이 내용은 [이해식의 작곡노트 넘겨보기](경산: 영남대학교 출판부, 2006), 428~431쪽에 옮겨져 있음.
이해식 작곡
№ 109. Tango를 위한 협주곡「Flute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두레맞이」
초연: KBS국악관현악단 제129회 정기연주회 위촉작품. flute/이미선, 지휘/임평용, 2001. 12. 13. KBS홀/서울.
재연: 아래 동영상 Tango를 위한 협주곡 「Flute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두레맞이」는 KBS국악관현악단 제143회 정기연주회 실황임.
Flute/라재령(KBS교향악단),
Tango Dancer/한동민 & 문유영, 김은정 & 장수녕(member of Han & Choi Ballroom Zone),
choreography/한용수
conductor/임평용
이해식 작곡 Tango를 위한 협주곡 「Flute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두레맞이」
KBS국악관현악단 제143회 정기연주회,
2004. 4. 14. 국립국악원 예악당/서울 서초동.
Sony DCR-IP1 녹화/이해식.
「flute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두레맞이」의 자세한 작곡노트는 [이해식의 작곡노트 넘겨보기](경산: 영남대학교 출판부, 2006), 408~410쪽에 있음 .
이해식 작곡 「Flute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두레맞이」,
KBS국악관현악단 제143회 정기연주회 rehearsal.
Flute/라재령(KBS교향악단),
Tango/한동민․문유영, 김은정․장수녕(Han & Choi Ballroom Zone),
Conductor/임평용,
2004. 4. 14. 국립국악원 예악당/서울 서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