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노자와 21세기(김용옥)

노고지리이해식 2014. 12. 14. 00:31

 

 

 

그런 그 성기(性器 female sexual organ)는 어떻게 생긴 것일까? 이 우주적 성기의 모습에 대하여 노자는 “면면”(綿綿)이라는 또 하나의 상징어를 사용한다. 우리가 지금 우리의 일상생활속에서 “면면히 흐르고 있는” 등의 표현을 쓸 때의 “면면”이 바로 [노자]에서 연유된 것이다. 표현방식은 옛날 농경사회의 방직문화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간다. 솜을 물레에 집어넣어 실이 되어 나오는 모습, 그 보슬보슬한 솜들이 꼬아져서 끊임없이 연결되는 실이 되어 계속 나오느(生) 모습을 곧 천지우주의 성기의 모습이라고 생각한 것이다(김용옥, [노자와 21세기]-上-, 서울: 통나무, 1999, 264쪽).

 

 

希言自然! 그것은 곧 “말이 없는 것은 스스로 그러한 것이다” 함을 이른 것이다.인간의 말(言)이란스스로 그러하지 않은 데서 생겨나는 것이다. 그것은 有爲의 所産인 것이다. 有爲는 우리에게서 虛를 앗아간다. 無爲는 우리에게 虛를 극대화 시킨다. 유위적 언어의 세계는 우리에게서 허를 앗아가는 문명의 장난이다(김용옥, [노자와 21세기]-下-, 서울: 통나무,2000, 274쪽)..

 

 

학문이란 정직해야 한다. 학문이란 반드시 공유되어야 한다. 공유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일상언어로 명료하고 쉽게 풀이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그러한 학문의 장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쉽게 쓴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정직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자기 자신이 명료하게 알고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매우 고도의 학문적인 수련과정이 요구되는 것이다. 나의 글은 쉽게 쓰여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배면에 깔린 나의 엄청난 학문적 수고는 참으로 범인들이 함부로 논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리석는 자들이여! 침묵할 지어다. 내 삶의 고뇌를 어찌 다 말에 담으리오(김용옥, [노자와 21세기]-3-, 서울: 통나무, 2000, 293쪽, 「後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