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식 작곡 [소리질내기], 허익수 거믄고 독주회 리허설,
허익수 거믄고 독주회. 리허설
장고/이석종
2011. 12. 7.
남산국악당
이해식 작곡 [소리질기](2002)
작곡노트
이해식 작곡 거문고 2중주곡 「소리질내기」(2003)
내가 생겨난 곳에서는 ‘길’을 ‘질’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사물을 반질반질하게 닦는 일이나 익숙하게 되는 것을 ‘질 들었다’(skill)고 한다. 따라서 「소리질내기」는 「‘소리길’ 내기」도 되고 「소리 ‘길내기’」도 되는 중의성을 가진다.
이 작품은 그리스선법과 장․단음계가 자주 길을 바꾸어 가면서 전조의 길닦음을 한다. 또 25현금과 전통적인 거문고 사이에 생기는 음량․음역․연주수법 등의 대비(contrast)를 더욱 닦음질 하면서 다양한 엇붙임(rhythm grouping)을 모색한다.
무엇보다도 「소리질내기」는 이해식의 스타일에 접근하는 <길내기>와 <질내기>가 의도된 작품이다(이해식).
연주노트
이해식 작곡 거문고 2중주곡 「소리질내기」
거문고 대현의 개방현의 튜닝은 2괘를 짚고 E♭(만약, 한 괘가 2도 차이라면, 개방현은 Db 이어야 하지만, 실제로 그 보다 넓어서 대현 개방현은 C에 가깝다)을 만들어서 연주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이 「소리질내기」는 대현 2괘 음정을 D에 맞춰야 한다 그렇게 되면 개방현은 B에 가깝게 된다. 즉, 대현 음을 평소보다 반음 풀어서 연주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괘가 가지고 있던 음 포지션을 포기해야 했고, 새로운 위치에서 써보지 않았던 음들을 만들어 내야했다.
일단 필요한건 괘를 수치적으로 환산하는 방법.
가정하자면, 한 괘는 2도이고, 한번 밀면 반음 위, 한 번 민 상태에서 다음 괘를 짚으면 중심 포지션에서 단3도 위, 이렇게 거문고 음정이 머릿속에서는 산수적이어야 편하다. 그러나 실제 악기의 괘의 음정관계는 그렇지 않기에 더더욱 어려움이 많다. 줄마저도 변수다. 조금만 더 힘을 주면, 곧장 올라가 버린다.
20년 동안 굳어진 내 손가락들, 팔목, 온몸이 새로운 음의 길을 만들어야 하는 「소리질내기」 앞에선 생각이 변해야 한다. 거문고 구석구석 안 써왔던 괘 위치 위에서 음을 내는 작업 앞에서 몸도 변해야 한다. 거문고에게도 새로운 길, 새로 길을 냈더니, 갈 수 있는 길이 많아졌다. 거문고가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허익수).
남산국악당. 허익수거믄고 독주회 준비/녹화: 삼성 핸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