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의 말((1994학년도 신입생 예비대학))
1994학년도 신입생 예비대학
환영의 말
높은 경쟁률을 뚫고 영남대학교 음악대학에 입학하게 되는 여러분의 앞길에 환영과 축하의 꽃다발을 놓습니다. 오늘 산과 물이 아름다운 백암의 기슭에서 여러분의 예비대학에 인사의 말을 대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많은 시간과 정성을 기울인 준비 끝에 합격의 영광을 안은 것처럼 오늘의 예비대학 또한 여러분이 4년 동안의 대학생활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준비인 것입니다. 대학사회에 발을 들여 놓는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단계를 향한 도약이요 모색의 출발이기 때문에 오늘의 이 예비대학은 참된 의의가 넘치는 행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영남대학교의 음악대학생이 되는 여러분이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여기 모인 사람들은 모두가 각양각색을 띄고 있는 훌륭한 가능성의 인격체들입니다. 출생지ㆍ출신학교ㆍ 전공과목ㆍ성장배경ㆍ가정환경, 이 모든 사항들이 다르고 무엇보다도 가장 뚜렷하게 다른 것은 천성으로 타고난 개성(個性 individuality)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여러 계층을 이루는 이 개성들이 음악이라는 공통의 고리로 연결되어서 도약과 모색의 설계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은 오로지 젊은이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정말 보기 좋고 아름다운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지금 말한 공통의 고리를 동양적인 사고로 바꾸어 보면 그것은 곧 인연(因緣 carma)이라 하겠습니다. 즉 우리는 영남대학교의 동문이 되는 영원한 <영대인>으로서의 인연을 맺은 것입니다.
이제 예비대학이 끝나면 입학식에 이어서 본격적으로 새로운 학문의 길에 들어서게 됩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듣기에도 싱그러운 fresh man이라는 말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fresh man의 시절이 있었건만 어찌 여러분의 역동성에 비하리오!
여러분의 신선한 역동성과 값진 젊음은 훌륭한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가능성을 잘 닦아서 각자 훌륭한 인격체로 연결하는 데는 남다른 자기구속과 치열한 자기극복이 요구되는 것이요 음악이 달리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인간의 열망이라면 그 성취감을 위한 깊은 자중(自重)과 지극한 자애(自愛)도 필요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남모르는 눈물과 함께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에서 이겨내야 하는 것입니다.
날개를 달고 창공을 훨훨 날아가는 자유의 구가와 자중자애는 대학생활의 양면인 동시에 낭만이기도 합니다. 활기찬 낭만 속에서 예비학교가 진행되는 동안 여러분의 몸과 마음이 지금보다 더 온전해지고 또한 아름다워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빛나는 대학생활이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1994. 2. 24.
영남대학교 음악대학장 이 해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