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식 작곡 「밧삭」의 음악적 분석
ㅇ임이해식(영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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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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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첫 말 Ⅱ. 국악작곡에 관하여 Ⅲ. 「밧삭」에서 민속음악 변경론 1. ‘밧삭’에 관하여 2. 곡목에 관하여 3. Texture에 관하여 4. 사설에 관하여 |
5. 변경구조에 관하여 1) 임실방아타령 2) 연평도 상여소리 3) 북청사자놀이ㆍ무안 자진상여소리 Ⅳ. 끝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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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첫 말
R.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은 작곡을 지향하는 젊은이에게 주는 좌우명(座右銘)에서
민요는 어떤 것이든 열심히 들을 것, 민요는 아름다운 선율의 샘이며 가지가지의 국민성을 엿볼 수 있는 창문이다(Robert Shumann/成旭 譯, [音樂과 音樂家](서울: 國民音樂硏究會, 1960), 183쪽).
라고 작곡에서 민요(folk song)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뿐만 아니라 슈만 자신이 민요 기법을 구사하여 독일정신이 깃든 음악을 완성하였다([音樂大事典](서울: 信進出版社. 1974), 494쪽). 이러한 창작정신으로써 그는 그의 작품에서 이탈리아 음악용어를 쓰지 않고 독일 용어를 사용하였다.
또 음악사에 기록된 국민주의적인 본보기는 C. 베버(Carl Maria von Weber 1786~1826)가 작곡한 오페라 「마탄의 사수」(Der Freischutz)이다. 이 오페라는 훗날 바그너(Wagner)와 맥락을 가진다. 그 밖에 쇼팽(Chopin)ㆍ리스트(Liszt)ㆍ브람스(Brahms) 등이 자기 조국의 민요을 창작의 텍스트로 사용한 그들 나름의 국악작곡가였으며, 음악사적으로 낭만주의를 이루는 바탕이 되었다
19세기 유럽 여러 사조의 흐름 속에서 민족주의는 낭만주의 음악에 중요한 영향을 주었고 민족적 음악양식이 강해짐에 따라서 민요는 민족혼의 자유스러운 표출로써 중요시하게 되었다(Donald Jay Grout, A History of Western Music(New York: CW. W. Norton & company Inc. 1960), p. 497). 민요는 그 범위를 넓혀서 민간설화나 전설 등, 민속적 의미에서도 작곡과 깊은 관계를 가지게 되는 배경에서 국민악파가 일찍이 발생한 곳은 러시아이다. 발라키레프(M. A. Balakirev 1830~1910))가 이끄는 러시아의 5인조는 러시아 국민음악뿐만 아니라 서양음악사의 일면을 변모시킨 그룹이며, I.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1882~1971)가 원시주의(primitivism)를 지향하는 원천이 된다.
12음기법(dodecaphony)으로써 본격적인 현대음악 이론을 제시한 A. 쉔베르크(Arnold Schönberg 1874~1951)도 처음에는 Wagner 주의자로 출발하였다. 그는 자기 시대의 음악에 새로운 성격을 부가하는 것만으로는 만족치 않아 그때까지의 작곡형태를 버리고 스스로 새로운 창작사조를 만들어 내려고 결심하였다(Hugo Leichtentritt/金晋均 譯, [音樂의 歷史와 思想](서울: 螢雪出版社, 1975), 323쪽, 또는 Hugo Leichtentritt/韓明熙 譯, [音樂 思潮史](서울: 汎潮社, 1981), 353쪽). 즉 Schönberg의 무조성(atonality)과 12음기법은 지극히 독일 국민음악적인 Wagner의 반음계를 사용하는 기법에 뿌리를 두고 성립되었다. 이 뿌리를 곧 민족적 바탕이라고 바꾸어 말할 수 있겠다.
‘국민’이란 말이 집합적 구조적 의미가 강하다면 ‘민족’이란 말은 자생적 토속적이란 뜻이 강하다. 물론 국민과 민족은 다 같이 집합적인 국가의 구성원이다. 이 국민과 민족 사이에서 민속의 숲을 헤적이고 다닌 작곡가가 바로 B. 바르톡(Béla Bartók 1881~1945)이다. 민요와 작곡을 얘기한다면 누구보다 Bartók이 첫째 인물이며 이에 앞서서 그는 동부 유럽, 특히 발칸반도(Balkan Peninsula)를 깊이 연구한 민속학자로서 세계민속학사에서도 중요한 인물로 기록되어 있다.
바르샤바 음악원의 피아노 교수였던 Bartók은 전신의 사랑을 그의 고향민요와 민속무용에 기울였으며. 헝가리(Hungary)와 루마니아(Rumania)의 산촌과 계곡으로부터 아직껏 발칸(Balkan)반도에 그 흔적을 남기고 있는 아랍(Arab)문화의 전초지라 할 수 있는 근동지방에 이르기까지 그를 몰고 간 것도 이 사랑이 아닐 수 없다(Hans Heinz Stuchenschmidt/朴容九 譯, [現代音樂의 創造者들](서울: 三星美術文化財團 文庫 85, 1976), 79쪽). Bartók의 작품에서 역동적으로 구사되는 리듬은 그가 사랑으로 체험한 헝가리 백성들의 춤이며 멜로디는 헝가리 백성들의 민요를 고도의 작곡기술로 승화시킨 열매이다. Bartók의 현장답사(fieldwork)는 자기 민족의 혼을 추적하고 또 애정으로 이해하고 치밀하게 분석하여 자기 작품화한 행적이었다
지금까지 첫 말로 서양음악사에서 민요, 또는 민속학과 관련된 작곡사조와 현장답사를 간단히 살펴보았음은, 필자가 오랜 세월에 걸쳐서 민속의 현장에서 피부로 접촉하고 수집한 토속민요를 창작국악에 적용할 맥락을 얻기 위함이다.
민속(folk)이란 생생하게 흐르는 민중 삶의 계곡이다. 민속을 연구하는 민속학(民俗學 folklore)은 실증(實證)의 학문이기 때문에 현지답사가 필수이다(任東權, [韓國民俗學論考](서울: 集文堂, 1978), 序文). 이러한 민속학에 관심을 가짐은 곧 작곡할 꺼리(材料 material)와 직결된다. 본문은 분석을 통하여 현지답사한 임실방아타령ㆍ연평도상여소리ㆍ북청사자놀이ㆍ무안자진상여소리 등의 꺼리와 「밧삭」과의 관계를 실증하려 함이 목적이다.
Ⅱ. 국악작곡에 관하여
한국음악을 줄여서 국악(國樂)이라고 부른다. 이 국악은 지식층이나 부유층보다도 민중이나 대다수 서민들의 혈맥을 흐르며 오늘에 이르기 때문에 이들 사이에 뛰어 들어 전원기질을 이해하고 민요에 귀를 기울여서 작곡의 주춧돌로 삼고자 하는 작업이 필자 스스로의 소명이다. 이것은 본문의 두 번째 목적이다.
그러나 지식층이니 부유층이니 백성이니 하는 의식을 가지고 현장답사, 또는 학습에 뛰어 드는 일은 삼가할 일이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선민의식(選民意識 elite)은 현장에 접근하는 데 벽이 되기 때문이며 먼저 민중들과 진심으로 공감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랑 없이는 자기 나라의 민간 생활도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며, 사랑 없이는 상민(常民)들의 생생하게 감추어진 혼도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Paul Saintyves/沈雨晟 編譯, [民俗學槪論](서울: 三一閣, 1975), 21쪽).
그러면 무엇이 국악작곡인가? 이 질문은 본문의 문제제기이기도 한다.
첫째, 영산회상이나 수제천처럼 지극히 전통음악적으로 창작하는 것이 국악작곡인가?
둘째, 국악기로 연주하는 작품이면 국악작곡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셋째, 어떤 작품이건 한국적인 색체나 요소가 이입되면 국악작곡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럼 첫째 질문;
한국의 전통음악은 서양음악에서처럼 분명한 작곡자가 없다. 바닷가의 조갯돌마냥 장구한 세월에 걸쳐서 씻기고 연마되어 온 음악이 오늘날의 영산회상이나 수제천이다. 이러한 전통음악들은 고도로 세련되고 또 아름다워져서 후세의 사랑을 받는다. 그렇다고 국악작곡을 영산회상이나 수제천과 같이 해야 한다면 그것은 마치 현대의 서양 음악을 Beethoven이나 Chopin처럼 작곡해야 한다는 논리와 같다. 또 우리가 Mozart나 Brahms의 음악들을 사랑하면서도 그들처럼 작곡하지는 않으며, 우리가 남대문을 보고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지만 현대의 건축물을 전적으로 남대문처럼 흉내 내지는(模倣) 않는다. 다만 선조들이 남긴 음악이나 건축물에서 밑거름을 찾아서 새로운 예술양식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처럼 새롭게 싹트는 예술양식에는 사조가 있어야 생명력이 있는 것이며 창작이 오로지 전통예술다워야 한다면 새로운 사조일 수가 없다. 그러기 때문에 작곡자 없이 형성되어 온 한국의 전통음악과 새로이 창작되는 국악작곡 사이에는 조금의 틈이라도 있을 수가 없다.
둘째 질문;
작곡내용과 연주매체에 관한 얘기이다.
악기는 작곡가의 사상이나 감정 등을 나타내고자 하는 수단이요 매체이다. 즉 일종의 media -hardware- 이다. Media란 어느 내용물이든 -software- 쉽게 수용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국악기로도 국악스럽지 않은 음악을 연주할 수 있음이다. 다만 국악기는 국악을 연주하는 데 편리하게 만들어진 기능을 알면 작곡자가 연주매체로서의 선택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
셋째 질문;
이것은 두 번째의 질문과도 관계가 있다. 작곡자의 의도와 작곡내용에 따라서 국악기를 사용해도 국악이 아닐 수 있으며 서양악기를 사용해도 서양음악이 아닐 수 있다. 이 경우, 여기서는 질문에 답하기 전에 창작이란 항상 복합적인 요소로 이루어짐을 상기해야겠다.
어떤 작품에 한국적인 idiom이 들어 있다면 우선 넓은 의미에서 국악작곡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작곡에서는 국악작곡이냐 아니냐를 굳이 구별해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첫 말에서 언급한 ChopinㆍLisztㆍBartók의 작품이 각자 그들 조국의 국악인가 아닌가가 논란거리가 아니듯이 말이다.
예술이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국악작곡이라 하여 자칫 쇼비니즘(Chauvinism)의 경향으로 흐름을 경계해야 한다. 쇼비니즘이란 프랑스의 연출가 코냐르(Cognard)가 지은 속요(俗謠) 삼색모표(三色帽標 la Cocarde Tricolore)에 나오는 나폴레옹(napoleon) Ⅰ세를 열광적으로 숭배하는 병사의 이름 니콜라 쇼뱅(Nicholas Chauvin)에서 유래되었는데, 광신적(狂信的) 호전적(好戰的) 애국주의, 또는 조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으며 국제 정의조차도 부정하는 배외적(排外的) 애국주의를 뜻한다(이희승, [국어사전](서울: 민중서림, 1981, 32刷), 2056쪽).
한국 민속의 진수(眞髓 essence)와 토리(idiom)를 작곡 소재로 끌어 들인다면 이것이 가장 한국적인 창작이면서 가장 세계적인(global) 작품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뜻에서 한국인의 심상(心像 mental image)인 임실방아타령과 연평도 상여소리, 북청사자놀이를 「합창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밧삭’」의 꺼리로 세운 것이다. 곡목에서 합창은 성부(part)가 있는 서양음악적 개념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소리를 합하여 유희적으로 부른다는 제창(齊唱 unison)이란 뜻으로서의 합창이다.
<그림 1> KBS가 아시아음악제전 수상을 출품자 이해식에게
재시상한 상장. 당시 내 KBS 시절의 이런 활동은 권오성 부장과의
협의로써 진도 씻김굿과 이해식 작곡 「밧삭」을 선곡하였다.
Ⅲ. 「밧삭」 변경론
본고는 [嶺音] 창간호(경산: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학생회, 1981), 18~50쪽에 게재된 「民謠와 創作論 -‘밧삭’을 중심으로-」를 논제를 바꾸고 대폭으로 악보를 수정 보완하여 전혀 새롭게 집필한 것이다. 본고의 연구범위가 될 텍스트(text)는 이해식 국악관현악곡집 [해동신곡](海東新曲) 73~105쪽에 있는 「합창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밧삭’」(外數)이다(李海植, 국악관현악곡집 [海東新曲], 慶山, 嶺南大學校 出版部, 1983). 이 작품은 1976년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제55회 정기연주회(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제55회 정기연주회, 객원지휘 이성천. 1976. 12. 7. 서울시민회관 별관)
아시아음악제전이란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방송사가 자국의 음악을 출품하는 방송음악축제인데 당시 한국 KBS(Korean Broadcasting System 한국방송공사) 대표로 권오성 부장이 진도 무속음악(shaman music) <씻김굿>과 이해식의 창작곡 「밧삭」을 들고 가서 <진도 씻김굿>은 민속음악부문 최우수상과 전통음악 분문 특별상을, 「밧삭」은 신음악부분(작곡) 특별상을 동시에 받은 바 있다.
본문에서는 총보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서 제시한 데다 총보와 주추가 되는 민요와의 설명이 대단히 복잡하므로 가능하면 독자들은 텍스트로 총보를 준비해두고 대조해 가면서 본문을 읽어가기 바란다.
1. 「밧삭」에 관하여
다음은 제5회 아시아음악제전에 출품했던 「밧삭」의 작곡노트이다.
이 작품의 소재로 사용된 임실ㆍ연평도ㆍ무안ㆍ북청지방의 민요들은 權五聖 氏와 작곡자가 채집한 KBS의 토속민요 자료들이다. 「밧삭」(外數)은 재생과 사랑의 꽃세계인 피안(彼岸)과 내세를 뜻하는 작곡자의 신조어이며 상여소리는 이 피안을 향한 영생송가(永生頌歌)이다.
<달구소리>는 그 어원이 ‘닭’이라고 하며 이것은 원초적으로 알을 뜻한다고 한다. 알은 속으로 살아서 움직이는 생명과 꿈이며 신화적인 사고로는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서의 재생과 창조의 근원이 된다(徐廷範, 「빛을 따르는 사람들」, [巫女의 사랑 이야기](서울: 汎潮社, 1979), 162~163쪽). 이러한 두 가지 의미의 민요가 재구성되어서 이 작품의 중심이 된다(이해식).
2. 곡목에 관하여
곡목 「밧삭」(外數)은 작곡자의 신조어로써 작곡을 끝낸 후에 붙인 것이다.
‘밧’이란 문법적으로는 맞지 않으나 무가(巫歌)나 사투리에서는 ‘밖’을 뜻한다. 예를 들면 서울 재수굿 不淨거리 중에서 “시위를 허소사 안 산은 여덟에 밧(밖)산은 열세위(十三位)요…,(金泰坤, 「서울地域 巫歌」, [韓國巫歌集 1 ](서울: 集文堂, 1979), 15쪽)” 또 범패의 홋소리에서 ‘밧짝만 지으라’ 하면 사설의 외구(外句)를 제대로 부르라는 뜻이다(韓萬榮, [韓國佛敎音樂硏究](서울: 서울大學校 出版部, 1988), 20ㆍ24쪽). 대부분의 지방 사투리에서는 ‘밖’을 ‘밧갓’이라고 한다. ‘밧’(外)은 무속세계(shamanism)에서 피안(彼岸)을 뜻하며 ‘삭’(數)은 우리 전통가곡에서 초삭대엽(初數大葉) 이삭대엽(二數大葉)이라고 할 때의 ‘數’과 같은 의미이다. '삭'은 또 「밧삭」의 소재인 상여소리와 관련하여 ‘삭’(朔)으로써 북망(北邙)을 뜻하기도 한다. 북망이란 옛날 중국 한나라 이후의 역대 제왕과 귀인ㆍ명사의 무덤이 많았던 중국 하남성 낙양(洛陽) 땅의 북쪽에 있는 작은 북망산(北邙山)산을 말하는데 지금은 목장과 논밭이 되었으며, 무덤이 많은 곳, 또는 사람이 죽어서 가는 곳을 일컫는다(이희승, [국어대사전], 1602쪽).
3. Texture에 관하여
「밧삭」이 오선지 위에 작곡된 창작곡인 만큼 작품구성과 변주 전개에 있어서 서구적인 방법론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밧삭」은 몇 개의 민속적인 꺼리를 원자재, 즉 재료로 하여 작곡한 것이다. 여기서 꺼리라 함은 구조적으로는 하부적인 기층음악을 가리킨다.
연구방법으로 「밧삭」의 주된 꺼리가 되는 민속음악들, 즉 <채보 1>은 임실방아타령이며, <채보 1>에서 section A는 받는소리(response or refrain)이고, B C는 본마루(本節), 즉 메기는 소리(call)이다. 이어서 연평도 상여소리(달구소리)를 <채보 2>로, 북청사자놀이를 <채보 3>으로 정하고 이 채보들을 변주 전개한 「밧삭」을 <총보>로 표시하며 총보 밑에 기층음악으로써 채보를 제시한다(여기서 채보를 주춧돌이라는 용어로 바꾸어 쓰기도 함). 특히 임실방아타령에서는 대조하기 쉽게 안에는 <총보> 관련의 소절(measure) 수와 성부(part)를, <총보>에는 괄호(┖ ┚)로 <채보> 관련의 소절 수를 표시한다.
민속음악을 <밧삭>에 적용하고 전개하는 수단으로 <변주>(變奏)라는 용어 대신 <변경>(變更)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아래 인용은 그 까닭이다.
변경이란 훗설의 현상학에서 본질직관에 도달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정으로서 어떤 대상에서 출발하여 자유로운 상상에 의해 무한히 많은 모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인 바, 이를 자유변경이라고도 함[돈 아이디/박종문 옮김, ?소리의 현상학?(서울: 예전사, 2006), 16쪽].
변경이나 변주는 영문으로는 ‘variation’이 공통임에도 세부적으로 바꾸어서 고친다는 뜻의 변경(alterability)이란 용어를 선호함은 자유로운 상상으로 다양한 모상(模像)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분석하여 작곡론이라는 본질직관에 도달하기 위함은 변주보다는 자유변경의 카테고리(category)가 더 넓기 때문이다.
텍스트를 소리 디자인 개념으로 보아서 온쉼표 소절들을 제거했는데 이를 처음 보기에는 눈이 사나울 수 있지만 몇 번 드려다 보면 일종의 도상악보(圖譜 graphic notation)로써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이럴 때 작곡가는 소리 디자이너(tone or tune designer)이다. 「밧삭」은 민속음악을 이해식 스타일로 변경하여 디자인한 작품이다.
4. 사설에 관하여
「밧삭」의 주된 소재는 전라북도 임실군 삼계면 두월리에서 논메기할 때의 들노래-農謠- <방아타령>이다. 이 임실방아타령은 1971년 6월 7일 KBS-Radio 권오성 프로듀서가 최초로 채록한 민요이다. 거개의 벼농사에서 애벌매기ㆍ두벌매기ㆍ만두레로 이어지는 세 차례의 논메기는 가장 힘든 중노동이다. 이때 방아타령을 부름은 농사가 잘되어서-豊年-많은 방아꺼리가 생기기를 바라는 기대심리와 주술적 진언(眞言)으로 본다. 그래서 아래 임실 방아타령과 같이 관조적이고 대단히 관능적인 사랑가(戀歌 love song)를 풍자적(satire)으로 부르면 노동피로도 감소되고 능률도 오르리라. 임실방아타령은 아래 이탤릭 볼드체와 같이 띄어쓰기에 따라서 그 뉴앙스(nuance)가 달라지지만 임실방아타령은 아래 두 가지 의미를 다 포괄함으로 본다.
강변 멀리로 가는 처자 속곳 사이 아래를 들고나 간다.
또는
강변 멀리로 가는 처자 속곳 사이 아래를 들고 나간다.
‘솟곳’은 한국 처자들의 독특한 내복(under wear)이다. 석양노을 언덕배기에 서 있는 처자의 솟곳이 얼마나 아름답게 비치는지를 -silhouette- 이젠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은 모두(冒頭)에서 슈만의 말처럼 아름다운 선율의 샘이나 마찬가지다. 그런가 하면 아래와 같이 활을 잘 쏘아 보았자 기껏 부뚜막의 군사일 따름이라는 매우 냉소적인(sarcasm) 유모어(humor)로써 논매는 노동을 한결 흥겹게 한다. 이것은 임실방아타령의 창문을 통하여 가지가지의 국민성을 엿볼 수 있음이다.
활 잘 쏜다 활 잘 쏜다
부뚜막의 군사가 활 잘 쏜다
5. 변경구조에 관하여
임실방아타령은 주로 총보 section Ⓐ Ⓑ Ⓒ와 interlude, 그리고 마지막 Ⓗ에서 변경된다. 그럼 <총보 1소절>로부터 변경구조를 살펴보겠다.
1) 임실방아타령
<총보 1소절>
「밧삭」은 처음 A♭major로 시작한다. 위 <총보 1소절>에서 첫 소절 당적 성부 ⓐ는 밑에 제시한 <채보 1> 임실방아타령에서 section Ⓑ, 즉 메기는소리 ⑨ ⑩소절과 ⑭ ⑮소절 선율을 아이소 리듬(iso rhythm)으로 변경하고 일부 구성음의 시가(時價 tone value)를 긴 지속음으로 변경하였다. 아이소 리듬은 선율을 그대로 두고 리듬만 변경시키는 수법이다(리듬변경). 이러한 변경수법으로 당적이 ⓐ로 첫 성부를 시작하면 두 박(拍) 뒤의 한 옥타브 아래에서 젓대가 이를 대위적(代位的 counter melody)으로 모방한다. 이와 같이 한 주제가 끝나기 전에 다른 성부에서 주제가 도입되어 주제끼리 겹치는 부분을 스트레토(stretto)라 한다. 스트레토는 스트레스(stress)이다. 스트레토는 「밧삭」의 주된 변경수법이다. 이런 스트레토는 우리의 일상 대화에서 상대방의 말을 가로채거나 말 끼어들기, 또는 말 섞기와 동일한 현상이다.
가로챔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다 끝나기 전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가로챔의 경우와 유사한 음악적 현상을 가리킨다. 음악에서 이 현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가로챔이 발생하기 전에 그 부분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어야 한다(서우석, 「음악현상의 서술」, [음악현상학](서울: 서울大學校 出版部, 1989), 63쪽을 이해식, 「경상도쪼(調) 민요의 통시성과 토속성」, [산조의 미학적 구조론](경산: 영남대학교 출판부, 2006), 201쪽에서 재인용).
가로챔은 메기고 받는(call and response) 우리의 토속민요에서 흔한 현상이며, 이와 같은 가로챔을 나의 다른 논문 「경상도쪼 민요의 통시성과 토속성」ㆍ「한국의 상여소리 연구」에서 활용한 적이 있다(이해식, 「경상도쪼 민요의 통시성과 토속성」, [民族音樂學] 第17輯(서울: 서울大學校音樂大學 附設 東洋音樂硏究所, 1995), 41~75쪽; 「한국의 상여소리 연구」, [낭만음악] 통권66호(서울: 낭만음악사, 2005 봄호), 55~102쪽. 이 두 논문은 이해식 논문집, [산조의 미학적 구조론](경산: 영남대학교 출판부, 2006)에 재게재되어 있음).
젓대에서 변경된 지속음은 당적보다 소극적이어서(짧은 지속음으로 변경되어서) <채보 1> ⑭ ⑮ 선율은 젓대에서 먼저 ⓑ로 변경한 후에 당적이 모방하고 이어서 총보 4소절에서 두 악기가 불협화음으로 지속되지만 당적이 처음부터 한 옥타브 위의 octava alta여서 두 악기 사이는 장9도이다. 이처럼 완화된 불협지속음 사이에 가야고와 아쟁이 임실방아타령의 앞뒤를 바꾼 소절을 변경하여 세 번째 성부로써 수(繡)놓기(embroidery)를 한다. 이 수놓기는 젓대 당적에 대한 stretto이다.
여기서 잠시 악기 명칭을 설명하고 넘어가야겠다. 총보 「밧삭」」에서 대금을 본문에서는 젓대로 부르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순수한 우리말로 부르는 국악기를 구태여 한자로 쓴다. 그 대표적인 게 대금(大笒)인데 이의 순수한 우리말은 <젓대>이다. 젓대의 어원인 ‘저’는 원래 피리를 의미하는 ‘뎍’(笛)에서 ‘뎌’로 변화되고 구개음화 되어서 ‘저’로 되고, 대나무로 만들었으니까 ‘저대’라고 했는데, 두음(頭音) 발음이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것을 ‘젓대’라고 부른다(崔昌烈, 「한자 歸化語의 語源的 意味」, [우리말 語源硏究](서울: 一志社, 1986), 271~273쪽 참조). 어원 ‘뎍’(笛)은 원래 세로로 잡고 부는 피리류(縱笛)를 가리키지만 본문에서는 넒은 의미에서 가로로 잡는 젓대(橫笛)도 포함한다. 젓대는 1983년에 출판된 나의 국악관현악곡집 ?해동신곡?에는 대금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1990년에 출판된 국악관현악곡집 [바람의 말](이해식, 국악관현악곡집 [젊은이를 위한 춤, 바람의 말], 서울: 수문당, 1990)부터는 젓대로 표기하였다.
가야고의 옛 명칭은 고산 윤선도(孤山 尹善道 1587~1671)의 시조 “버렸던 가얏고를 줄 얹어 놀아보니”와 같이 가얏고이다. 이와 같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우리말 ‘가야고’에서 ‘고’를 굳이 ‘금’(琴)이라고 한자로 쓴다. 하지만 나는 옛 이름인 가야고를 선호한다. 또 한 가지 가야고는 BC 500년대에 낙동강 유역의 가야국과 관련된다(羅古記云 加耶國嘉實王 見唐之樂器而造之)(金富軾/李丙燾 譯註, [三國史記] 下(서울: 乙酉文化社, 1984), 161쪽). 그런데 근래 중국에서 도래한 25현금은 우리나라 상고사의 하나인 가야국과는 전혀 관계없기 때문에 이를 25현가야금이라 부름은 역사와 맞지 않는 모순이다.
장구는 장고(杖鼓)가 전화(轉化)된 것이어서 나는 원래의 명칭인 장고를 선호한다.
아래 <총보 30소절>은 연주자들이 기악을 중단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section Ⓐ가 종지함을 보여준다. 소리지르기 종지는 두레꾼들이 풍물을 치면서 협동심을 결속하는 함성 <호호굿>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처럼 호호굿이나 궁중정재에서 부르는 창사(唱詞)는 일찍이 연주자들이 인성(人聲)을 겸하는 한국의 현대적인 연주양상이다. 마찬가지로 「밧삭」도 인성 성부를 따로 두지 않고 연주자들이 겸하여 부른다.
나는 <총보 30소절>과 같은 종지양태를 함성(喊聲)종지(cadence with a shouting)라 부르겠다. 본문에서 함성ㆍ규성(叫聲)ㆍ환성(歡聲)ㆍ기성(奇聲) 등은 모두 소리지르기라는 동일한 의미이다. 소리지르기는 언어를 초월한다. 이 함성종지는 「밧삭」에서 첫 번째 소리지르기이다. 이 소리지르기 종지는 총보 31~32소절 section Ⓑ에서 총보 아래에 주춧돌로 제시된 임실방아타령 6~7소절을 변경하여 E♭major로 연장종지(delayed or retardation cadence)한다. 「밧삭」은 이 함성종지를 계기로 section Ⓓ에서 상여소리를 부른다.
<총보 30소절> 첫 번째 함성종지와 이의 연장종지
아래 <총보 33소절> section Ⓒ는 피리가 독주(solo)하는 경과구(interlude)이다. 여기서 피리성부의 조표는 A♭major이지만 선율의 조성은 section Ⓑ에 이은 E♭major이다. 여러 가지 악보룰 대조하고 분석할 때 조표와 조성은 반듯이 일치하지 않음에 유의해야 한다.
<총보 33소절> 피리로 독주하는 경과구(Interlude) section ⓒ
채보할 때 오로지 오선보를 빌려다 쓴다고 가정하면 정작 위 section Ⓒ 피리에서 필요한 조표는 아래와 같이 두 개의 조표로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선율 조성은 여전히 E♭major이다. 전통음악을 내림표(flat) 조성으로 채보할 때 사실상 맨 오른 쪽의 조표는 완전4도 위, 또는 완전5도 아래의 조(調)로 전조할 때 아니고는 무용(無用)이다.
그럼 다시 위 <총보 33소절> section Ⓒ로 가서 임실방아타령과 관련한 변경구조를 설명하겠다.
임실방아타령 ⑥ 한 소절은 역시 ⑥으로 표시한 <총보 33~34소절> 첫 박까지 괄호(┖ ┚)로 묶은 두 소절에 걸쳐서 발켄리듬(balken rhythm)으로 확대되었다. 발켄리듬이란 소절선(bar)에 걸친 리듬구(句 rhythm phrase or rhythm group)이다. 이때 소절선은 악보 읽기와 연주가 어디쯤 진행되는지의 이정표이다. 임실방아타령 ⑦소절 ⓗ는 총보 34소절 둘째 박에서 35소절까지 ⓗ로 표시한 바와 같이 끼어넣은(insert) 발켄리듬이다. 여기서 끼어넣은 음은 총보 41소절 발켄리듬에서는 생략(elided) 되었다. 즉 일종의 가락덜이(除只)이다. 작곡에서 끼어 넣기는 연결이며 확장하는 변경수법이며 작곡자의 의도를 숨겨놓는 방편이다. 그래서 끼어 넣기의 개념이 음악에 적용될 때면 풍성한 결실을 맺는다(Leonard Bernstein/朴鐘文 譯, 「음악 통사론」, [대답없는 질문](서울: 主友, 1982), 88쪽). 발켄리듬은 또 당김음(syncopation: 돈 아이디/박종문 옮김, [소리의 현상학], 162쪽에 당김음을 ‘시차현상’으로 번역했음)에 의하여 36~37소절에, 37~38소절에 걸쳐있다. 이 발켄리듬은 34ㆍ37ㆍ41소절에서는 둘째 박에, 36소절에서는 첫 박에 놓여 있다(交叉).
장고는 총보 33소절 첫 박에서 피리와 함께하고(attack), 35소절 마지막 박에서는 피리가 쉬는 박을 메우며, 38소절에서는 피리의 장식음이 살도록 둘째 박이 휴지(rest)이다. 42소절은 마지막 박에서 역동적인 들박(弱拍, up beat)이다. 이때의 장고는 일종의 브레이크(break)이다.
아래는 임실방아타령 1~4소절을 E♭major로 변경한 <총보 43~47소절> 당적 젓대 성부이다. ⓗ변형은 앞 총보 33소절에 있는 ⓗ와의 맥락이다. 해금은 b'♭지속음으로, 아쟁은 기본적인 3박 pizzicato이다.
<총보 43~47소절> 임실방아타령 1~4소절이 E♭major로 변경된 당적 젓대 성부
아래 <총보 48소절>은 <총보 1소절> 피리 성부에서 완전4도 아래 E♭major로 간단히 재현됨을 보여주는데 이의 근원은 총보 아래에 제시된 임실방아타령 section ?이다. 여기서도 ⓗ변형은 <총보 33소절> section Ⓒ에 있는 ⓗ와의 맥락이다. 후에 52소절부터는 임실방아타령을 변경한 section Ⓐ Ⓑ Ⓒ의 대(大)종결구(grand coda)가 된다.
<총보 48소절>
2) 연평도 상여소리
이어서 아래 <채보 2>는 북을 치면서 부르는 연평도 상여소리이다. 이 상여소리의 첫 네 소절은 총보 section Ⓓ Ⓔ Ⓕ에서 여러 양상으로 변경된다.
<채보 2> 연평도 상여소리. 李海植, [海東新曲], 75쪽에서 퍼옴
연평도 상여소리는 아래 <총보 61소절> section Ⓓ와 같이 독창과 합창으로 변경된다. 먼저 나오는 남성 독창 ⓙ ⓚ는 그 아래에 제시한 연평도 상여소리에서 첫 네 소절의 변형이다.
합창은 독창보다 두 소절 뒤의 마지막 약박에서 동도(同度)로 모방되면서 당김음에 의한 발켄 리듬으로 스트레토를 이룬다. 합창에서 독창 ⓚ를 생략하는 대신 ⓙ악절을 확대 모방(extended imitation)한다. 둘째 단 66소절 합창 ⓛ은 그 밑에 제시한 상여소리의 받는 장식음(ornamentation)을 변경한 선율이다. 연평도 상여소리와 총보 여성독창에서 “너시렁 거리고”를 엇청으로 부름은 “너시렁”이라는 사설을 참으로 적절하게 윤색하는 음고악센트(pitch accent)이다. 엇청이란 중심이 잡힌 본청의 완전4도 위에서 엇나가는 소리를 말한다.
<총보 61소절> 연평도 상여소리를 독창과 합창이 balken rhythm에 의한 stretto로 변경한 부분
엇청에 관한 아래 인용문은 이해식 논문집 [산조의 미학적 구조론](이해식, 「산조의 미학적 구조론」, [산조의 미학적 구조론], 417~418쪽)에서 퍼온(轉載) 것이다.
‘엇’이란 접두사로써 ‘비뚜로 어긋나게, 서로 걸쳐서 조금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동아 新콘사이스 國語辭典](서울: 東亞出版社, 1986), 1318쪽). 엇청⋅엇박⋅엇시조 등의 용어가 있다.
「엇」은 「어리중간」, 「얼치기」 등으로 해석되며, 歌曲源流에서는 「旕」․「乻」 등의 글자를 만들어 표기했고, 현재 가곡에서는 「言」자로 바꾸어 쓰고 있다. ‘엇’은 또 「半半」인 점, 「어떠한 순수한 것에 잡것이 섞인 상태」를 말하며… 삼삭대엽과 같이 점잖고 무거운 창법에 흥청거리는 이질적인 창법이 섞이는 창조(唱調)를 말한다(張師勛, [時調音樂論](서울: 韓國國樂學會, 1973), 29~32쪽; 張師勛, [國樂大事典](서울: 世光音樂出版社, 1984), 505쪽을 이해식, “산조의 미학적 구조론」, [산조의 미학적 구조론], 417~418쪽에서 재인용).
한편 교회선법과 관련하여 변격종지(Ⅳ→Ⅰ)는 정격종지(Ⅴ→Ⅰ)에서 변격된(plagal), 즉 벗어난 마침이어서 좀 이색적인 종지이다. 이 종지법은 신교 찬송가의 끝에서 상용되므로 Amen cadence라고도 한다. 잡(雜) 것은 정상을 벗어난 이질적인 상태의 다양성이어서 순(純) 것보다 더 강하다. 결국 엇과 변격종지는 엇갈림과 벗어남으로써 이 둘은 생기를 불러일으키고 영화의 장면이 급변하는 듯한 새삼스런 효과로써 속도감을 느끼게 한다. 엇청은 서양음악으로 보면 하속음 관련이며, 하속음으로의 전조는 그 음악을 갑자기 앞으로 추진시킨다(David Barnett/김미애 역, 「다양한 방법의 종합된 연주」, [음악의 이해-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고찰-](서울: 음악춘추사, 1999), 65쪽을, 이해식, 「산조의 미학적 구조론」, [산조의 미학적 구조론], 417~418쪽에서 재인용). 하속음은 주음의 완전5도 아래에서보다 완전4도 위에서 기능할 때 그 변용이 분명하다(이해식, 「산조의 미학적 구조론」, [산조의 미학적 구조론], 417~418쪽).
또 앞의 <총보 69소절> 합창에서는 독창과 대조적으로 음표 하나(一音標)에 “너시렁거리고” “왜 왔다가나”와 같이 여러 개의 음절(多音節)을 붙여서 유희적(遊戱的)이며 극적인 효과를 낸다. 유희적이라 함은 곧 놀이(play)이다. 놀이와 음악과의 관계에서 놀이내용은 음악예술의 기본적, 본질적인 것이며, 이 놀이적 요인은 예술적 형식부여에서는 무엇보다도 정신과 손이 가장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때 활발하게 작용한다(Johan Huizinga, 「諸文化와 「놀이」의 派生時期」, [호모루덴스](月刊中央 1974年 5月號 別冊附錄, 서울: 中央日報社), 248쪽). 앞에서 “가얏고 줄 얹어 놀아보니”는 악기유희이다. 아래 <총보 71소절>에서 일음표 다음절은 앞서 69~70소절의 의도와 같다.
총보에 있는 아래와 같은 연주설명은 거령산의 장엄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함이다.
(a) 男聲 solo, 목을 좁히고 쥐어 짤 것. Vibration은 굵게
(b) 各者 틀린 pitch로
(c) 各者 음정 박자에 구애되지 말고 빨리 중얼거린다. 소리를 맞추지 말 것
앞 <총보 69~70소절>에서는 연주설명 (b)와 같이 여러 음절을 제각각의 음고이되 율(律)을 맞추어야 하지만, 아래 71소절은 연주설명 (c)와 같이 처음을 제멋대로 시작해서 음고도 율도 맞추지 않고 큰소리로 중얼거리듯 그야말로 너시렁거리고 웅성거리면서 75소절 첫 박까지 부른다. 그리하여 75소절 둘째 박에서는 예의 일치되게 꺾는 소리 “헤헤헤헤”로 함성종지한다. 76소절 타악기는 연결구이다.
아프리카의 줄루족(African Zulu)이 태양이 떨어질까 봐서 이상하게 부르짖는 소리와 같은 75소절 “헤헤헤헤……”는 웃음이 아니라 빠르게 반복되는 웅성거림(너시렁 거리고…)으로 포만(飽滿)된 높은 음역(high pitch)을 터뜨리는 기성(奇聲), 또는 환성(喚聲)이다. 이러한 시김새(texture) 환성은 영남 지방의 논매는 소리에 흔하다. 이 함성은 「밧삭」에서 두 번째 소리지르기이다. 이렇듯 웅성거리는 듯한 합창과 독창에 당적은 d"♭ 엇청을 octava alta에서 지속적인 고음으로, 젓대 아쟁은 이중요성(二重搖聲 double vibration)으로 이 웅성거림의 분위기를 채워주는 울림-filler-이다. 여기서 2중요성을 관현악법적으로 보면 일종의 적중법(積重法 supper position)이라 하겠다.
<총보 71소절>
section Ⓓ에서 웅성거리는 합창은 불교 영산재에서 남성 승려들이 부르는 범패의 장엄한 거령산(擧靈山) 과장을 극작적(劇作的 dramaturgical)으로 변경한 것이다.
극작적 음성은 말없이 우리를 소리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여 그 소리에 우리가 압도당하게 만드는 음악적 매혹과 소리난 의미를 숨기는 사소한 투명성에 길을 비켜주고 물러나는 일상적 대화와의 중간 지점에 있다. 극작적 음성은 극 속에서 일어난다. 고대 그리이스인들에게 있어서는 극장이란 종교적 의식의 장소와 거의 마찬가지였다(돈 아이디/박종문 옮김, [소리의 현상학], 379ㆍ380쪽).
거령산은 범패 짓소리의 하나로 영산재를 올릴 때 부처를 그린 커다란 법괘(法掛 -巨佛-)를 들고 모든 참가자들과 함께 사찰 경내를 순회하면서 극작적 장엄한 저음 범성(梵聲)으로 “南無靈山會上一切諸佛諸大菩薩摩訶薩”(나무영산회상일체제불제대보살마하살)이란 사설을 부른다(한만영, <제1회 대한민국 국악제> 프로그램(서울: 문예회관, 1981. 8. 21), 53쪽). 이런 성악 앙상블(vocal ensemble)은 마치 저 티베트(Tibet)의 비공개 예불에서 불교승려들 각자의 성대로 소리내는 저음배음(bass overtone)을 연상케 한다.
<그림 2> 제26차 IFMC(국제민속음악학회) 중에서 오른쪽 괘불을 앞세우고 사찰 경내를 순회하는 신촌 봉원사 영산재에서 거령산(擧靈山) 과장. 이때 왼쪽 남성 승려들이 괘불을 따르면서 각자 저음으로 읊는 극작적 범음(梵音)이 아주 장엄하다. 1981. 8. 29. Nikon FE 촬영 및 사진저작권자/이해식. 왼쪽은 李海植, [海東新曲], 80쪽에서 퍼옴.
거령산 사설에 들어있는 ‘靈山會上’은 전통음악 <영산회상>의 곡목이기도 하다. 여기서 영산(靈山)은 글자 그대로 신령한 또는 신성한 산이며, 회상(會上)은 석가모니의 설법(說法)을 듣기 위해서 사람들이 모인 장소-靈山會-를 말한다(법정, [화엄경](서울: 동쪽나라, 2004), 249쪽 참조. 세계 4대 문명의 하나인 인도문명은 갠지스(Ganges)강 유역에서 발생한 하천문명일뿐만 아니라 히말라야산을 중심으로한 산악문명도 포함한다. 불교 초기 경전에도 히말라야산이 자주 언급된다). 인도에는 영산이 많다. 특히 불교의 이상향(理想鄕)인 영산은 우주의 중심을 이루는 수미산(須彌山 Sumeru)이며, 현실적인 수미산은 일 년 내내 눈이 덮인(雪山) 해발 6,714m의 강린포체(岡仁波霽)봉, 또는 카일라스산(Kailash mountain)을 가리킨다(이 부분은 이해식, 「황종에 관하여」(이해식, 「황종에 관하여」, [晩堂 李惠求 博士 白壽頌祝論文集](서울: 晩堂李惠求博士白壽頌祝論文集刊行委員會, 2008), 568~569쪽) 참조).
석가모니는 생존 당시 왕사성(王舍城)의 죽림정사(竹林精舍)와 사위성(舍偉城 슈라바스티) 남쪽에 있는 기원정사(祇洹精舍)에 자주 머물면서 설법을 하였는데(법정, [인도기행](서울: 샘터, 2008, 3판), 96~109ㆍ161~166쪽) 비단 이 두 곳뿐만 아니라 석가모니가 설법하던 장소이면 어디든 영산이라 불렀음이 아닌가 한다.
앞의 ,총보 75소절에서 소리지르는 함성종지가 끝나고 76소절 타악기(대고와 장고)는 78소절에서 “아이고”(d)를 시작하는 연결구(bridge)이다. “아이고”는 한국 사람들이 때와 장소에 따라서 독특하게 구사하는 감탄사인데 「밧삭」에서는 레뷔(revue/F.)이다. 레뷔는 리뷰(review)이며, 노래ㆍ춤ㆍ시국풍자 따위를 호화찬란하게 섞은 시사풍자의 익살극을 말한다.
아래 <총보 77소절>에서 남녀 독창으로 통탄하는 “한 번 가면 못올 길”이 더 통탄스럽도록 합창이 아래와 같은 연주설명대로 “아이고”를 스트레토 레뷔로 반복하면서 111소절 Allegro 직전까지 부르짖는다.
d) 음정 박자에 상관없이 선의 움직임에 따라 각자 “아이고” 소리를 불규칙적으로 빠르게 반복할 것(78소절).
위 연주설명은 앞의 연주설명 (c)와 상통한다. 이때 젓대는 “아이고”가 더 통탄스럽게 하는 엇청 보조(obbligato)이다. 이 부분은 A♭ minor(≌G# minor)로써 가야고는 독창을 따르는 수성(隨聲)가락이다.
<총보 77소절> 레뷔(revue)로 부르는 독특한 감탄사 “아이고”
레뷔 “아이고” 끝에 합창과 남녀독창으로 계속되는 아래 <총보 88소절> “나무아비다비 관세이암보살”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南無阿彌陀佛 觀世音菩薩)의 구음(口音)이다. <총보 88소절>에서는 “나무아비다비”의 ‘다’를 꽹과리 징소리와 함께 높은 음고로 질러낸다. 94소절에서는 세상의 소리를 본다는 의미의 “관세이암보살”(觀世音菩薩)의 ‘보’를 극적으로 꺾어낸다. 이와 같이 질러내고 꺾어냄은 선율적 풍자(innuendo)이다. 꺾어낸 직후는 4분쉼표의 휴지이다. 이때 휴지는 리듬적 가치가 있으며 확립된 양식에 있어서 침묵의 맥박은 소리의 맥박보다 더 강하며(Vincent Persichetti/金聖泰ㆍ朴時仁 共譯, [二十世紀 和聲法](서울: 文敎部, 1965), 182쪽), 음악적 표현력의 총체성을 증가시키는 쪽으로 작용한다(돈 아이디/박종문 옮김, [소리의 현상학], 254쪽)
<총보 88소절> 극작적으로 부르는 관세이암보살(觀世音菩薩)
지금까지 설명한 독창과 합창으로 구성된 section Ⓓ는 지극히 수사적(rhetoric)이며 말하는 소리(Klangrede)로써 다양한 변경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
아래 <총보 111소절> section Allegro에서 남녀 solo 달구소리는 연평도 상여소리와 동일한 선율이다. 젓대 피리 성부는 연평도 상여소리 첫 네 소절을 변경한 끝에 젓대는 e"♭으로, 피리는 f'ㆍe'♭음으로 역시 네 소절을 지속한(쇤)다. 남녀 solo도 상여소리 첫 네 소절을 변경하고, 합창은 상여소리의 첫 소절을 생략한 데 이어서 피리 선율 ⓙ1을 이어 받는다. 이 변경선율들은 젓대 피리의 지속음과 함께 젓대 피리 →합창 →남녀 solo의 순서로 기악과 성악이 stretto된다. 이와 같은 stretto는 시간을 축소한다(이해식, 「경상도쪼 민요의 통시성과 토속성」, [산조의 미학적 구조론], 201쪽).
<총보 111소절>
아래 <총보 121소절> section Ⓔ의 주춧돌(소재)인 달구소리는 집터나 무덤을 다질 때 부른다. ‘달구’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달구→닭→알>이 된다. 여기서 알은 속으로 살아있는 생명이며, 신화적인 사고로는 인간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서의 재생과 창조의 근원이 된다. 무덤을 알처럼 만드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또 알이나 집은 생명이 깃드는 곳이다. 그 생명이 편안히 깃들게 하는 염원이 곧 달구소리이다. ?삼국유사?(三國遺事) 卷 第一 신라시조 혁거세왕조에 의하면 알은 박과 관계있다(…尋檢之 有一紫卵(一云靑大卵) ...剖其卵得童男…. 一然/李民樹 譯, [三國遺事](서울: 乙酉文化社, 1985 五版), 67쪽). 농경풍요제의(農耕豊饒祭儀)의 면에서 바가지는 신이 깃드는 곳이다(金烈圭, 「高麗社會의 民俗과 巫俗」, [韓國神話와 巫俗硏究](서울: 一朝閣, 1978), 113쪽). 이런 의미에서 무덤도 신이 고이 깃드는 곳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신화적 사고의 ‘알’로써 재생의 세계라 하겠다.
<그림 3> 경남 진양군 수곡면 원내리 서촌(西村) 부락에서의 민속
조사(fieldwork). 1983. 2. 16. 촬영 및 사진저작권자/이해식, Nikon FE.
달구ㆍ달고ㆍ달게ㆍ덜구 등, 지역에 따라서 여러 가지 사투리로 불리는 이 농경 도구는 달(月)과도 상관이 있음으로 본다. 둥그런 달과 같이 달구도 둥근 돌이나 통나무로 만들어서 집터를 다질 때는 둥그렇게 둘러서서 덜구질을 한다. 상원(上元), 즉 정월 대보름은 우리 민간전승에서 가장 크게 농경풍요제의가 베풀어지는 때다. 달의 명절이면서 풍요의 명절이다(金烈圭, 「高麗社會의 民俗과 巫俗」, [韓國神話와 巫俗硏究], 114쪽). 필자가 1983년 2월 16일 경남 진양군 수곡면 원내리 서촌(西村) 부락에서 답사한(fieldwork) 바에 의하면<그림 3> 지금도 정월 대보름에 달집태우기 풍속이 있는데, 이것은 달로부터의 풍요로움을 기원함이며 이런 민속은 우리나라 도처에 전해지고 있다. 둥그러움은 풍요로움과 통한다. 풍요로움은 걱정과 근심 없는 안락의 기본 여건이므로 무덤도 둥글고 풍요롭게 만든다.
달구소리는 거의 공통적으로 “山之祖宗은 崑崙山이요, 水之祖宗은 黃河水라… 이 明堂에 터를 잡으니 …左靑龍右白虎요…” 를 부른다. 즉 산수(山水)의 근원은 중국의 곤륜산과 황하수에 닿고 좌측 지형(地形)은 푸른 용의 형상이고 우측은 흰 호랑이여서 집터나 묘자리가 아주 명당(明堂)이라는 뜻이다. 집터나 묘자리가 모태(母胎)처럼 가장 안락한 깃이요, 풍요로운 알(바가지)과 같은 인체임을 상징한다. 달구소리는 1975년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위촉작품인 나의 세악(細樂) 「사위」[李海植, [海東新曲], 56쪽]에서도 작곡 원자재이다.
아래 <총보 121소절> section Ⓔ에서 합창 달구소리 ⓙ선율이 주춧돌(소재)이다. 3/4박자인 <총보 121소절>에서 당적 아쟁 선율은 괄호(┖┚)로 묶은 바와 같이 두 소절동안 2박자로 된 동형 헤미올라(sequently hemiola) 리듬이다. 젓대 해금 피리 가야고 성부는 합창을 따르는 수성가락이다.
<총보 121소절>
달구소리는 아래 <총보 126소절>에서 타악기(percussion)와 함께 세 번째 환성 “어허 달구”를 소리 지른다. 여기서는 구음 “어허”를 sf로 강조하고 정작 “달구”는 낮은 소리이다. 음고악센트는 높은 음고와 낮은 음고를 포함한다. 따라서 “달구”는 저음 음고악센트로써 주의를 환기한다. 114소절부터 리듬페달로 지속된 장고의 세마치장단은 이곳 127소절에서 sf로 마감하면서 상여소리를 확대 변경하는 젓대 해금 선율이 합창 “어허 달구”가 끝나기 전에 stretto를 시작한다.
<총보 126소절>
아래 <총보 148소절>에서도 독창에서 일음표다음절 창법이 합창으로 부르는 달구소리 ⓙ “어- 달-구요”와 교차된다. 피리는 이에 앞서서 세 소절 동안 f'를 지속하다가 마지막 박부터 합창을 수성하며 피리의 끝에서 가야고가 수(繡) 놓기 stretto로 피리 선율을 모방한다. 154~155소절은 section Ⓔ의 함성종지이며, 이것은 앞서 128~129소절 함성종지의 반복이다.
<총보 148소절>
3) 북청사자놀이ㆍ무안자진상여소리
<그림 4> 북청사자놀이를 반주하는 퉁소 연주자들 앞으로 춤꾼들이 지나가는 장면. 제22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중에서(인천). 1981. 10. 24. 촬영 및 사진저작권자/이해식. 李海植,
[海東新曲], 79쪽에서 전재.
탈춤 중에서도 대륙과 가까운 북청(北靑)사자놀이를 반주하는 퉁소가락은 어느 정도 북방적 신비성에 젖어있다. 이러한 퉁소가락이야 말로 작품 소재로써 아주 매력적이다. 상여소리ㆍ북청사자놀이ㆍ자진상여소리는 「밧삭」에서 강한 놀이적 연극적 성격으로 부각되는 민속음악이다.
아래 <채보 3>은 함경남도 북청 사람들의 춤과 음악, 행위적 놀이적 민속적인 정서가 한 데 어우러진 <북청사자놀이> 중에서 <길놀이>이다. 이 채보는 1981년에 3/4박자로 표기했지만 8/9박자로 표기해야 옳음은 3/4박자로 표기하면 3연음표와 같은 불규칙분할(irregular subdivision)이 생기기 때문이다. 민속적이거나 춤 관련이면 더욱 그렇다.
길놀이는 탈꾼들이 놀이마당-山臺ㆍ무대-에 들어서기 전에 미리 흥을 돋우는 introduction이다. 대부분의 탈춤이 사물(四物)을 치는데 <북청사자놀이>는 징ㆍ북과 여러 개의 퉁소를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한다.
아래 <총보 156소절> section Ⓕ Andante는 가야고 아쟁이 B♭major로 임실방아타령을 변경하고 f'를 지속하는 해금 성부를 피리가 받아서 동음 f'로 합류할 때 젓대 당적 B♭major 길놀이는 159소절에서 두 번째 반복을 시작하며, 아쟁 가야고는 당김음을 넣어서 임실방아타령 section Ⓑ를 변경한다. 다시 말하면 이 부분은 길놀이+임실방아타령의 2중변경(double variation)이다.
<총보 156소절>
<총보 165소절> E♭major로 전조된 길놀이
section Ⓔ 길놀이는 「밧삭」에서 전조(轉調 modulation)가 잦고 반복이 분명한 부분이다.
음악의 언어가 얼마나 내용이 풍부하고 의미심장한 것인가는 반복기호들이나 Da capo를 보아도 알 수 있는 것이며, 만일 이것이 언어적 표현에 의한 작품이라면 견딜 수 없는 것이지만, 음악에서는 이들 반복이 아주 합목적적이고 또 쾌적한 것이다. 왜냐하면, 음악이 말하려 하는 것을 완전히 파악하려면 이것을 두 번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Arthur Schopenhauer/郭福祿 譯, [意志와 表象으로서의 世界](서울: 乙酉文化社, 1985), 329쪽).
길놀이에서 퉁소음향은 북방적으로 쾌적하게 반복된다.
아래 <총보 168~171소절> 첫 박까지 ⓙ 가야고가 상여소리를 E♭major 옥타브로 변경한 다음, 171소절 둘째 박에서부터 삽입구(끼어넣기)로 174소절 마지막 박~176소절 첫 박 사이의 저음 b♭까지 확장한다. 여기서 가야고의 강세가 ff임은 상여소리 선율을 강조함이다. 이러한 가야고를 한 옥타브 사이로 포위하고 있는 해금과 당적의 쇠는 소리는 관현악적인(orchestration) 음향-filler-이다. 이 filler는 172소절부터 해금 젓대가 c"로 상승하여 b"♭ 당적과 단7도로 쇠면서 171소절부터 확장되는 삽입구 가야고 선율을 불안하게 한다. 이 불안한 음향은 관현악적 매력이면서 모호한 정보를 만들어 낸다.
<총보 168소절> section Ⓕ Andante 길놀이 종결구
한편 길놀이와 관련하여 춤은 놀이이며 환상적인 경지나 황홀경(ecstasy)에 접어드는 가장 보편적인 수단으로써 인간이나 신이나 다 춤을 좋아한다. 그래서 신에게 올리는 제의에는 항상 춤이 있다.
그림 5> 진도의 장송가무. 망자를 저승으로 무사히 인도하는 데
횃불을 밝히고 장애물을 헤치기 위하여 무서운 탈을 쓰고 칼을
들고 간다. 제19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중에서(춘천).
1978. 10. 28. 촬영 및 사진저작권자/이해식.
Minolta Pocket 270. 李海植, [海東新曲], 79쪽에서 퍼옴.
음악에서의 춤이란 신체적 청취에의 유혹이다(돈 아이디/박종문 옮김, ?소리의 현상학?, 353쪽). 춤에서 탈을 씀은 보다 빨리 자기를 잊어버리는 ecstasy에 홀린 타자(他者)로서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함이다.
아래 <총보 181소절> section Interlude(간주)는 A♭major로 전조되었으며 당적에서 쇠는 소리가 c"'로 상승되고 저음 아쟁은 B♭이어서 이 두 성부는 무려 3옥타브+장2도 간격의 관현악적 울림이다. 이렇게
포위된 지속음 사이에서 피리 성부가 「밧삭」에서 유일한 선율을 구사한다. 이 선율은 임실방아타령이 전혀 다르게 전원적이고 그윽한 메나리 조성으로 여과된 것이다.
다음 인용문은 이해식, 「경상도쪼(調) 민요의 통시성과 토속성」(이해식, [산조의 미학적 구조론], 219쪽)에서 퍼온 메나리쪼(調)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다.
‘메’는 山(뫼)의 예스러운 말이며 ‘나리’는 옛말에서 ‘나루, 내’를 뜻한다(이희승, [국어사전](서울: 민중서림, 1982), 1172ㆍ613쪽). 고려 시대의 달거리(月令歌)인 <동동>(動動)의 가사 “正月ㅅ나릿므른 아으어저녹져논디(정월의 나룻물은 아으 얼자녹자 하는데)”에서 ‘나리’는 곧 ‘나루’의 옛말이다(국역 [악학궤범] Ⅱ, 서울: 민족문화추진회, 1980, 번역편 22쪽, 卷之五 鄕樂呈才 圖儀). 따라서 메나리는 ‘산 나루’ ‘산 내’가 되겠다. 쪼는 ‘調’로써 음악(謠)을 의미함은 물론이다. ‘나루’(津)나 ‘내’(川)는 물과 관계있으므로 메나리는 산과 물, 즉 ‘산수’(山水)가 된다. 이렇게 보면 메나리쪼는 산수에 있는 음악, 또는 산마을의 음악이라 할 것이다. 또 ‘나리’를 ‘나다, 낳다’(生)로 보면 메나리쪼는 ‘산에서 생긴(山生),’ 또는 ‘산에 있는 음악(山 生活)’이라 할 것이다. ‘메나리’의 ‘메’를 ‘두메’(두메: 깊은 산골에 있는 땅. 도회에서 멀리 떨어져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산골. 벽지(僻地). 산촌(山村). 산추(山陬). 산협(山峽). 협(峽). 협중(峽中). 변읍(邊邑). 이희승, [국어사전], 965쪽)와 관련해보면, ‘깊은 산골에 있는 나루’로써 ‘두메나리쪼’라고도 할 수 있겠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메나리쪼=메(山)+나리(나루, 내, 또는 낳다)+調(음악)=두메나리쪼.
한편 메나리를 옛 글로 ‘메리’라 쓰고, 메나리의 노래, 移秧歌라고 풀이한 문헌도 있다(劉昌惇, [李朝語辭典](서울: 延世大學校 出版部, 1990, 八版), 315쪽).
이때 당적 아쟁의 쇠는 소리는 관현악적으로 더 전원적이고 그윽함을 자아내게 하는 filler이다. 모든 음악은 형언할 수 없는 그윽함, 이것이 있기 때문에 음악은 정말 우리들에게 친근하고 또 영원히 먼 천국으로써 우리들의 곁을 지나간다(Arthur Schopenhauer/郭福祿 譯, [意志와 表象으로서의 世界], 329쪽).
<총보 181소절> 전원적이고 그윽한 피리 interlude
위의 <총보 181소절>에서 장고는 약박으로 피리가 phrasing하는(종지하는) c'와 일치하면서 가야고 성부를 유도한다. 188소절에서는 장고가 세마치로 피리공간 c"를 채우고 종지를 확인하면서 아래 <총보 190소절>에서
길놀이가 A♭major로 재현되도록 유도한다. 이렇게 장고 브레이크로 유도된 길놀이는 section interlude를 결산하는 종지악절(cadence period)이며 193~194소절은 종지악절을 연장하는 종지이다. 이 중에서 194소절 대고가 fff여서 다음에 무엇인가 전개될 것을 암시한다.
<총보 190소절> A♭major 길놀이와 자진상여소리
<그림 6> 자진상여소리를 준비하는 전남 무안군
청계면 청천리 맑은내 사람들. 1974. 4. 12. 촬영 및
사진저작권자/이해식. Olympus EE(half size).
<채보 4> 무안 자진상여소리. 이해식, “한국의 토속민요(2),”
[월간음악](서울: 월간음악사, 1975년 6월호), 154쪽에서 퍼옴.
무안 자진상여소리
권오성ㆍ이해식 채록
이해식 채보
호남지방 상여소리에서 받는소리는 보통 “어화넘차”로써 저승(彼岸)으로 가는 강이나 다리를 무사히 건너자는 의미이다. 아래 <총보 210소절>은 피리 지속음 c'를 두 소절 뒤에서 완전4도 위로 모방하는 해금 지속음 f"와 함께 일음표다음절로 “어화넘차”를 점점 빠르게(accel.) 부르는 데다, 여기에 분할(division))된 꽹과리 리듬과 tremolo, 좌고의 들박(弱拍 up beat)이 행상길을 더 재촉한다.
<총보 210소절>
다급한 행상길은 아래 <총보 216소절>과 같이 최대 강세 ffff로 곡목 ‘밧삭’을 소리질러내면서-喊聲- 끝난다. 드디어 상여가 장지에 다다랐음이다. 이 소리지르기는 「밧삭」에서 다섯 번째로써 마지막이며 climax이며 종지이다. 「밧삭」에서 소리지름은 음성을 극적으로 증폭하여서(amplify) 인간 공동체에 알려진 보편성보다 넓은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이다. 이어서 아래 총보와 같이 대고와 220소절 요령(搖鈴: 손종, 또는 두부장수종, hand bell)은 연장종지이며 늘임표()는 앞에 나온 소리지름을 정화하면서 자기 질서를 모색하는 침묵이다. 여기서 요령은 총보에 표시되어있지는 않지만 tremolo이다. 이와 같이 곳곳에 배치된 다섯 번 소리지르기 -五聲- 는 오행(五行) 관련이며 ‘밧삭의 힘’(energy)이며 종지이고 처리(處理 processing)이다. 처리란 오로지 모방의 방식이요, 진실로 예술에 전심(專心)하는 적극적인 예술가는 이러한 노력에 의해서 새로운 방식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처리야말로 예술의 본질이다(Susanne K. Langer/朴容淑 譯, [藝術이란 무엇인가](서울: 文藝出版社, 1987), 113ㆍ120쪽).
<총보 216소절> 마지막 함성종지
위 220소절에서 손종 tremolo는 section Ⓐ~Ⓖ까지의 대종지(grand cadence)이다. 이후 피리독주로 임실방아타령을 재현하는 아래 <총보 221소절> section Ⓗ부터는 연쇄 스트레토(chain of stretto)로 전개된다. 앞에서도 설명한 바와 같이 이 부분의 조표는 A♭major 조성이지만 선율은 E♭major 조성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224소절의 선율 Mi↘Si↗Mi(g'↘d'↗g') 계명이다. 이 계명은 장조 선율에서 잠시 단조성을 띄게 하는 조성확대나 전조하는 데 아주 편리한 방편이며, 이처럼 이국적인 선율은 특별한 사설로 보이는 1절 여성의 ‘솟곳’과 2절 ‘개명’(開明), 3절 ‘부뚜막’을 아름답게 가사 윤색하는 효과도 된다. 나의 작품 중에는 이런 수법이 흔하다. 아래는 230소절 피리 선율의 끝 장10도 위에서 젓대가 장고와 함께 고음 스트레토를 시작한다. 여기서 스트레토로 2성부, 또는 3성부를 이루는 선율은 모두 임실방아타령을 변경함이다.
<총보 221소절> 젓대 장고 stretto
아래는 젓대에 대하여 234소절에서 피리가 임실방아타령 13~14소절로 다시 스트레토를 이룬 끝에서 236소절 가야고가 임실방아타령 22소절로 수(繡)를 놓는(embroidery) 스트레토를 시작한다.
<총보 234소절> 피리 가야고 stretto
아래는 가야고가 임실방아타령 5~8소절 원형을 옥타브 선율로 재현하는 끝에서 피리가 임실방아타령 22소절로 수(繡)를 놓고 해금이 이어 받는다.
<총보 241소절> 해금 아쟁 stretto
위의 총보는 241소절 가야고와 해금의 끝에서 피리 독주가 임실방아타령 22소절을 해금의 일부 수성과 함께 E♭major로 수를 뜨고(재현), 아래 <총보 243소절>부터는 임실방아타령 1~4소절을 A♭major 독주로만 재현하면서 「밧삭」을 완전히 끝맺는다. 여기서 임실방아타령의 4소절과 7소절 사이의 5~6소절은 생략되었다. 이 부분에서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역시 조성인데, 피리는 221소절 section Ⓗ부터 242소절까지 E♭major이고, 243소절부터 <채보 1> 1~4소절과 7~8소절을 A♭major로 재현한다. 이 A♭major는 이미 241소절 젓대와 242소절 당적성부에 도입되어서 비록 241~242 두 소절뿐이지만 일시적으로 피리 독주 E♭major와 복조(複調 poly tonal)를 이룬다. 이리하여 「밧삭」은 A♭major로 시작하여 여러 가지 변경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A♭major로 맺는다.
<총보 243소절> 「밧삭」을 최종적으로 종지하는 전원적이고 그윽한 피리독주
Ⅳ. 끝 말
본문은 민속음악을 여러 양상으로 변경한 이해식의 「관현악과 합창을 위한 ‘밧삭’」을 분석한 것이다. 분석작업에서 흔히 쓰이는 <변주>가 아닌 <변경>이라는 용어를 선택했음은 “변경이란 훗설의 현상학에서 본질직관에 도달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정으로서 어떤 대상에서 출발하여 자유로운 상상에 의해 무한히 많은 모상(模像)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근거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밧삭」에서 농경민속음악이 자유롭게 수많은 모상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찾아냄으로써 작품 「밧삭」의 본질, 즉 민속음악과 관련한 이해식 스타일의 작곡론을 직관해 보자는 의도이다.
또한 「밧삭」을 분석함은 「밧삭」과 민속음악과의 상호작용(interactive)을 들여다봄이다. 아래 <표 1ㆍ2>는 이들 상호작용하는 중요요소들을 알기쉽게 정리해 놓은 보기이다.
<표 1> 변경 얼개
채 보 |
총 보 | |||||
소절 |
section |
조성 |
박자 |
section 내용 |
변 경 | |
임실방아타령(9/8) |
1 |
Ⓐ 흥겨운 빠르기로 |
A♭ |
9/8 |
방아타령 |
다양한 변경 및 전조 |
31 |
Ⓑ |
E♭ |
연장종지 |
연장종지 | ||
34 |
Ⓒ Andante |
3/4 |
경과구 |
피리 독주 | ||
연평도 상여소리(3/4) |
61 |
Ⓓ Moderato |
A♭
|
상여소리 |
합창과 독창 | |
111 |
Allegro |
달구소리 |
| |||
121 |
Ⓔ |
A♭m |
달구소리 |
minor 합창과 독창 | ||
북청사자놀이(3/4) |
156 |
Ⓕ (Andante) |
B♭ |
길놀이 |
| |
임실방아타령 |
177 |
Interlude |
A♭ |
|
| |
무안자진상여소리(2/4) |
195 |
Ⓖ |
2/4 |
자진 상여소리 |
| |
임실방아타령(9/8) |
221 |
Ⓗ Largo |
E♭ |
9/8 |
방아타령 |
Ⓐ를 축소 재현 |
위 <표 1>에서 변경 얼개(구조)를 보면 10개의 section 중에서 임실방아타령이 다섯이고 연평도 상여소리가 셋, 북청사자놀이와 무안상여소리가 각각 하나씩이다. 여기서 더 작은 요소로 변경수법을 나열해 보면,
대위적 수법에 의한 스트레토(stretto)는 가로챔이며 「밧삭」에서 변경 전개하는 보편적인 수법이다. 당김음(syncopation)에 의한 발켄리듬(Balken rhythm)은 엇붙임이며 음악을 역동적이며 이색적인 리듬으로 느끼게 한다. 민속음악을 부분적인 끼어넣기(insert)로 변경함은 모호하지만 창작에서는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다. 수(繡) 놓기 등의 선율을 상하로 감싸는 포위법과 적중법은 [밧삭]에서 자주 응용된 관현악법이다.
이밖에 아이소 리듬(iso rhythm), 근본 선율을 확대모방(extended imitation)함, 특히 음고악센트(pitch accent)는 아래 <표 2>와 관련하여 호호굿에서 가져온 함성(소리지르기)을 돋보이게 한다. 여러 양태로 과장된 함성은 「밧삭」의 종지기능을 수사학적이며 분명하게 하는 동시에 「밧삭」의 형식을 분석하는 핵심적 요소가 된다.
<표 2> 소리지르기(함성) 양상
소절 |
소리지르기(함성) |
강세 |
text |
기능 |
의미 |
30 |
헤헤헤헤 |
ff |
거령산 |
종지 |
극작적(dramaturgic) |
71 |
아이고 |
ff |
연평도 상여소리 |
레뷔 |
레뷔(revue) |
126 |
어허 달구 |
ff |
종지 |
수사학적(rhetoric) | |
154 |
어허 달구 |
|
종지 |
힘(energy) | |
216 |
밧삭 |
fff |
호호굿 |
종지 |
처리(process) |
<그림 7> 「국악관현악과 합창 밧삭」 TV 화면, 접사/이해식. 사진은 88문화
예술축전 대한민국국악제―화합의 밤, KBS국악관현악단ㆍ서울시립국악관
현악단 연합연주, 합창/추계예술대학 합창단, 지휘/이상규,
1988. 9. 13. 국립국악당/서울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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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Variation Theory of Lee Haesik's Oesac
Lee Haesik
Oesac(外數), a piece composed by Lee Haesik(李海植).
The word Oesac was specifically coined by the composer to symbolize reincarnation and the floral world of the paradise. The voyage to the next world is symbolized in this piece by a pallbearers' dirge.
The chorus following the pallbearers' dirge accompanies the pounding of earth on the tomb and which symbolizes life's eternal dreams. Death is only the threshold of the endless process of reincarnation.
Materials used in the writing of this piece come from folk songs recorded by KBS Folk music Collection Staff during the past 15 years.
The composer, Prof. Lee haesik, was born in North Jeolla(全羅) Province in 1943. he is a graduate of the College of Music, 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of the Graduate School of Music, Dan-kook(檀國) University.
He won prizes for the best composition both for western and Korean music in the 1968 music contest sponsored by the Dong-a Ilbo(東亞日報)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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