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의 말

경기도 <고양 송포 호미걸이소리> 발표회. 1999년 5월 18일

노고지리이해식 2006. 10. 5. 14:39

김현규, 경기도 <고양 송포 호미걸이소리> 발표회.

 

 

          

 

 

 

  

 

동관 김현규씨와 나와의 인연은 아주 오래 되었다. 그는 70년대에 내가 제작하는 KBS-라디오의 민요 프로에 자주 얼굴을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부르는 경기도 고양군 송포면 대화리의 <호미걸이소리>를 1977년 10월 26일 수원에서 있은 제18회 전국 민속 예술 경연대회에서 처음 들었다. 나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그를 스튜디오로 초청하여 녹음․방송하고 또 채보하여 내 작품의 소재로 삼았는데, 그것이 곧 한국방송공사 창립 7주년기념 위촉작품인 1980년의 「두레사리」이다. 그는 합창과 관현악「두레사리」의 초연에 송포 사람들과 함께 출연하여 <호미걸이소리>를 불렀다. 그러고 보면 나의 「두레사리」는 동관이 부르는 생생한 <호미걸이소리>로부터 태어난 작품이다.

천부적으로 타고 난 걸걸한 미성과 함께 훤칠한 키의 하얀 옷에 북을 메고 소리를 하는 동관의 모습은 우리들 한국인의 자화상이라 해도 흠이 없을 것이다. 그는 소리에서뿐만 아니라 대대로 전통적인 한국가옥을 짓는 목수의 명가로서도 아는 이는 다 알지만 이제는 경기소리의 토속성을 짓는 명문 목수로서 더 그의 심혈을 쏟는 증표가 오늘 <송포 호미걸이 두레소리 발표회>가 아닌가 한다. 우리가 한국인임을 확인하는 이 발표회를 한없는 진정으로 축하한다.

아마 동관이 부르는 <호미걸이소리>중에서도 <긴소리>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의 기억에서는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긴소리>는 내가 처음 듣는 순간부터 지극한 인상으로 나의 가슴에 각인 되고 나의 작품 속에 살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긴소리>가 「두레사리」에 이어서 1999년 6월 5일, KBS-FM 국악무대에서 발표 될 나의 25현 가야고와 flute를 위한 「바람터」라는 작품에서도 변주된다. 이제 <긴소리>는 내 작품의 별다른 추억이요 샘솟는 근원 같은 것이 되었다. 다시 말하면 나의 작품 속에는 늘 동관의 숨이 살아 있음이다.

민요를 부르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도도히 흘러가는 민속(민중, 삶의 계곡)의 주인공이 되고 역사의 힘을 이룬다. 부디 동관의 발표회가 우리 국악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커다란 힘이 되길 바라며 그가 건강하여 오래오래 <호미걸이소리>를 부르고 또 널리 전파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송포 호미걸이 두레소리 발표회>를 두 손을 들어서 다시 한 번 축하한다. <호미걸이소리> 만세! (호암아트홀/서울)

 

                                         1999.  5. 18.

 

                                                                     영남대학교 국악과 교수 이 해 식

 

 

 

                                                                 

 

 

 

                                                        경기도 <호미걸이소리>에서 김현규씨. ’85 전국

                                                        대동놀이. 1985. 10. 26. 중앙국립극장 놀이마당,

                                                        Nikon FE 촬영/이해식 

 

             

                                                         

                                                

 

 

                   

    ▲ 경기도 <호미걸이소리>에서 Ribbon dance. ’85 전국대동놀이. 1985. 10. 26. 중앙국립극장

        놀이마당/서울, Nikon FE 촬영/이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