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담 FM 신작가곡
KBS-FM(93.1MHz) 1991. 7. 30(화). 9:00pm.
Producer/이순철 Announcer/안희재
src=https://t1.daumcdn.net/cfile/blog/1110D801496EFD320D?download width=300 height=45 auToStart="0" x-x-allowscriptaccess="never" type=audio/x-ms-wma showControls="true" playCount="0" volume="0" LOOP="FALSE" enablecontextmenu="0" invokeURLs=false>
Signal
Ann.(Announcer): 특집 FM 신작가곡(15분)
Signal
Ann.: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나운서 안희재입니다. KBS-FM에서는 신작가곡 보급운동의 일환으로 지난 1987년도부터 신작가곡을 제작해서 보급해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가곡사의 새로운 장의 길을 마련해서 활력을 불어 넣어줄 뿐만 아니라, 또 참다운 한국가곡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서 이런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특집 FM 신작가곡, 이 시간에는 KBS-FM에서 올해 제작한 아홉 곡의 시작가곡을 중심으로 해서 작곡가들을 직접 모시고, 작곡과정과 또 각 곡의 특성을 알아보면서 새롭게 탄생된 아홉 곡의 신작가곡들을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먼저 특집 FM 신작가곡, 이 시간에 발표될 아홉 곡의 신작가곡들을 차례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노천명 작사 이성천 작곡 「저녁」, 그리고 고려가요에 이성천 선생님이 곡을 붙인 「사모곡」, 또 강은교 작사 이해식 작곡 「그 여자」, 김소월 작사 이해식 작곡 「맘 켕기는 날」, 최승범 작사 이상규 작곡 「초원에서」, 그리고 박화목 작사 김규환 작곡 「늦가을」, 김남조 작사 임긍수 작곡 「무상」, 서정주 작사 임긍수 작곡 「입맞춤」, 정순일 작사 진규영 작곡 「꽃 수레」 등이며, 이렇게 아홉 곡의 새로운 곡을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중 략-
Ann.: 이번엔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교수이신 이해식 선생님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선생님 반갑습니다.
이해식: 예 안녕하세요?
Ann.: 안녕하세요? 평소에 우리 가곡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가지고 계셨습니까?
이해식: 우리 나라에서는 가곡(歌曲 lied)은 예술적이고 가요(歌謠 song)는 대중적이라고 격(格)을 따지는데, 가요든 가곡이든 이들은 하나의 강물로 흘러갑니다. 순수음악에서 형식을 거슬러 올라가면 맨 처음에 가요형식(song form)이 나오는데 이것을 가곡형식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함께 부를 수 있는 가곡이든 가요든 이들이 하나의 흐름으로써 있는 것이지, 우리 나라에서처럼 편을 가르는 데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Ann.: 네, 대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군요.
이해식: 네 그렇기도 하지만 대중성이나 예술성이나 다 함께 있는 거지요.
Ann.: 누구나 다 따라 부를 수 있는 우리의 노래라는 그런 공감대가 필요하겠지요. 선생님도 이번에 두 곡을 발표하셨습니다. 강은교(姜恩喬) 시인의 「그 여자 1」, 그리고 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맘 켕기는 날」인데요, 「그 여자」라는 곡의 특성을 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이해식: 말씀하신대로 「그 여자 1」은 지금 부산 동아대학교 국문과 교수이신 강은교 시인의 작품입니다. 이 시인이 1982년에 創作과 批評社에서 출판한 [소리집]이라는 시집에 「그 여자」 1ㆍ2ㆍ3이 있어요. 이 중에서 1번이 가장 한국의 여자를, 한국의 정서를 나타내는 시라고 생각되어서, 제가 맨 처음 1984년 baritone 조덕복 교수의 위촉으로 작곡했다가 FM 신작가곡에 제출한 것입니다. 한국의 정서를 적나라하게 그린 시에 제가 흠집을 내는 곡을 붙인 게 아닌지 조금 걱정스럽네요.
Ann.: 너무나 겸손한 말씀을 하시는데요, 그럼 강은교 작사 이해식 작곡 「그 여자 1」, baritone 이영구의 노래를 듣고 나서 얘기를 나누겠습니다.
KBS-FM 신작가곡
강은교 詩 이해식 작곡 [그 여자 1]
baritone/이영구 piano/이영이
아침이면 머리에
바다를 이고 오는 그 여자.
생굴이요 생굴!
햇빛처럼 외치는 그 여자.
바람 한점 없어도
일렁이는 주름 그 여자.
손등엔 가득
먹구름 울고 우는 그 여자.
비 언제 올지 몰라……
비 언제 올지 몰라……
늘 파도치는 든든한
엉덩이 그 여자.
어둠보다 빨리
새보다 가벼이
해님하고 같이 걷는
예쁜 예쁜 그 여자.
[姜恩喬 詩集, [소리集](서울: 創作과 批評社7, 1982), 9쪽;
姜恩喬 詩選, [그대는 깊디 깊은 강](서울: 미래사, 1991, 88쪽].
Ann.: 네, 강은교 작사 이해식 작곡 「그 여자 1」, baritone 이영구의 노래로 들어보셨는데요, 선생님 ‘한국적’인 「그 여자」에 곡을 붙이셨는데, “아침이면 머리에 바다를 이고 오는 그 여자 생굴이요 생굴” 하는 걸 들으니까 굴을 팔러 다니는 여자가 대상인가 보죠.
이해식: 네, 잠깐 얘기를 돌려보면, 안희재 아나운서가 ‘한국적’이라고 했는데 저는 ‘한국적’ 여자가 아니고 ‘한국여자’입니다. 물론 ‘적’(的)자가 있고 없음에서 ‘한국스러움,’ 또는 그냥 ‘한국이다’ 이런 차이 있는데, 저는 한국의 여자, 엉덩이를 흔들고 가는 여자, 굴을 팔러 다니는 여자, 가장 서민적이면서 가장 한국의 정서를 적나라하게 들어내는 여자, 그런 시로 보여서 제가 곡을 붙인 거죠.
Ann.: 강은교의 「그 여자 1」 중에서 어느 구절이 가장 마음에 드십니까?
이해식: 지금 이 구절입니다.
Ann.: 지금 소개해 드린 구절입니까?
이해식: 네.
Ann.: 선생님, 두 번째로 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맘 켕기는 날」이라는 곡인데요, 흔히 우리 가곡작곡가를 보면 소월의 시에 많은 곡들을 붙이지 않습니까?
이해식: 제가 느끼기로는 소월의 시는 한국의 생활정서를 강하게 나타내고, 토속스러움이 강해서 여러 작곡가들이 곡을 붙였는데, 제 생각으로는 소월의 너무 좋은 시를 음악이 뛰어 넘거나 동등해지기는 쉽지 않아요. 제가 작곡한 「맘 켕기는 날」도 아마 그런 거 같아서 부끄럽습니다.
Ann.: 「맘 켕기는 날」이라는 시를 잠깐 읊으실 수 있을까요?
이해식: 제가 다는 기억하지 못하는데, “오실 날 아니 오시는 사람” 이렇게 시작하죠?
Ann.: 그럼 노래 듣고 나서 또 얘기를 나누죠. baritone 이재환의 노래로 들으시겠는데요, 소월 작사 이해식 작곡 「맘 켕기는 날」입니다.
KBS-FM 신작가곡
김 소 월 詩 이해식 작곡 맘 켕기는 날
baritone/이재환 piano/이영이
오실 날
아니 오시는 사람
오시는 것 같게도
맘 켱기는 날!
어느덧 해도 지고
날이 저무네
Ann.: 김소월 작사 이해식 작곡 「맘 켕기는 날」, baritone 이재환의 노래로 들어 보았습니다. “오실 날 아니 오시는 사람 오시는 것 같게도 맘 켕기는 날” 마음이 조마조마 했어요. 오실 것 같으면서도 아니 오시니까. 그런데 이 곡을 작곡하시는 데 시간은 얼마나 소요되었습니까?
이해식: 저는 곡을 쓰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오선지 위에 곡을 씀은 작업하는 시간이고, 작업을 하기 전에 머리에서 생각하는 시간이 좀 길지요.
Ann.: 네. 올해 발표 하셨는데 금년도에 작곡하신 곡입니까?
이해식: 이 곡은 제가 대학에 다니기 전에 고창 초등학교에서 한 2년 동안 근무하면서 작곡했는데, 악보에 1964년 3월 20일 탈고로 적혀 있음으로 보면 한 27년이 지난 거 같습니다.
Ann.: 무척이나 오래된 곡인데 왜 지금에야 발표를 하셨어요?
이해식: 이 프로의 담당자이신 이순철 프로듀서가 지금 발굴해 낸 거죠.
Ann.: 아! 이순철 프로듀서의 숨은 힘이 아주 크네요.
이해식: 이 곡은 시가 너무 짧아서 동일한 시로 전반과 후반으로 연결되는데, 전반은 바로 27년 전에 쓴 거고, 후반은 FM 신작가곡에 제출하기 위해서 새로 작곡한 겁니다.
Ann.: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십니까?
이해식: 제게 계획은 항상 넘쳐 있으니까 따로 세운 건 없습니다.
Ann.: 항상 음악과 함께 생활하고 계신 분이십니다.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해식 선생님 모시고 선생님의 신작가곡 두 곡과 함께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해식: 감사합니다.
'다시듣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응안지악 (0) | 2013.07.16 |
---|---|
국악원삼바 (0) | 2009.06.28 |
상여소리 -2- column (0) | 2009.06.24 |
93.1㎒ KBS-FM [국악의 향연] ―이해식의 작품세계― audio (0) | 2009.04.28 |
FM 99.1㎒ 국악방송, 이땅의 오늘음악 윤중강입니다. audio (0) | 2009.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