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비발디 「사계」 중에서 이해식 편곡 <가을>
아시아 琴 교류회 제1회 합주곡의 밤
1998. 11. 11. 국립국악원 예악당/서울.
가야금앙상블 사계: 25현금/정효성 김진경 고지연(leader) 조수현. 장고/김선옥
1990년 KBS-1TV에 <국악춘추>가 개설되면서 내게 비발디 <사계> 중에서 ‘가을’을 가야금4중주곡으로 편곡 위촉해왔는데, 정작 초연은 8년 후 1998년 11월 11일 아시아琴교류회 창단연주회에서였다(국립국악원 예악당). 편곡 당시에는 지금처럼 25현금이 없었으므로 그때의 고음 중음 저음 가야금에 맞게 편곡함은 악기구조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 한계에 맞춘 편곡이 오히려 국악적 시김새(nuance)로 해석하고 연주하는 계기가 되었다. 1998년 연주자들은 '가을' 초연 이후 <가야금앙상블 사계>(四界)를 결성하여(leader 고지연) 내가 편곡한 비발디의 '봄' '겨울' 과 함께 여러 편곡작품을 초연하면서 활성적인 활동으로 우리나라의 연주분야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하고있다.
편곡 노트
안토니오 비발디(1678~1741)의 「사계」는 1725년경 암스테르담에서 출판된 그의 작품집에 들어있는 것 말고는 정확한 작곡연대를 알 수 없다. 1725년경의 한반도는 조선조의 르네상스로 불리는 영조시대이다. 이제 동서로 273년 동안 가로 놓였던 시간의 장벽을 넘은 「사계」가 한국에서 가야고로 연주된다.
동일한 음악이라도 연주매체를 바꾸어 보면 그 느낌이 새로워진다. 하물며 서양 현악기를 개량된 한국 현악기로 수용함은 우선 흥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비발디가 한국의 「사계」를 듣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나의 짐작으로는 빙긋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것 같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음악의 마음이 통한다는 증거이다. 즉 조금 치의 어색함 없이 한국에서 새롭게 태어난 「사계」를 확인하고 서로 환호한다는 뜻이다.
한편 1998년 <아시아 琴 교류회>에서 「사계」를 연주함은 나도 알고 남도 알자는 교류와 합치된다고 믿는다. 이것은 또 다른 가능성과 성장의 기회이다.
그 동안 늦가을의 <가을> 연주를 성실하게 준비한 연주자들의 노력을 여기에 기록하고 싶다. 그리고 될수록 국악풍으로 편곡하고 해석하려고 했다. 편곡은 1990년(이해식).
화제의 국악 공연
이날 큰 관심을 모은 것은 가야금 사중주로 연주한 비발디 「사계」 중 ‘가을.’ 그간 파헬벨의 「캐논」이나 드보르자크의 「유머레스크」 등 대중적인 클래식 음악들이 종종 국악무대에서 실험적으로 연주되었지만 비발디 「사계」가 시도되기는 이번 무대가 처음이다. 국악기로 연주되는 서양음악들은 들을 때마다 어색하지만 우리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서양음악의 국악기 연주는 서양악기의 화려한 테크닉, 표현력에는 결코 미치지 못하지만 국악기 특유의 여백미나 농담 등을 대입해서 감상한다면 단순히 서양음악 흉내내기가 아니라 친근감 있는 또 다른 한국음악 형태의 발견이라는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작곡가와 연주자들의 수준 높은 음악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됨은 두 말할 나위 없다(윤진희기자, “다악 & 금 합주곡의 밤―다양한 음악, 참신한 무대,” [객석], 1998년 11월호, pp. 58~59).
-sonetto Dimostrativo- (사계 score에 적혀있는 표제들)
A. 가을 사람들은 춤과 노래로
풍년을 축하하고
B. 술은 풍년을 열광케 하고
C. 향연 끝에는 포근한 잠
D. 축제 뒤에는
평화로운 고요가 흐르고
마을 사람들을
달콬한 꿈길로 이끈다.
E. 새벽에는 사냥꾼들이 손에
총과 뿔피리를 들고
개를 데리고 사냥하러 나간다.
F. 도망치는 짐승들 쫓는 사냥꾼
G. 불쌍히도 떠는 짐승들은
쫓기고 총에 맞아 상처나서 내뺀다.
H. 쫓기다 막다른 짐승들은 내뺀다.
힘도 없어져서 끝내 쓰러진다.
퍼옴: 비발디 사계 중에서 <가을>- 대구타악예술협회
2006. 3. 3.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강당
지휘/권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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