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본

우산 얘기(편지)

노고지리이해식 2011. 7. 15. 22:43
 

동문들!

모두 잘 지내시지요?

일기예보는 비가 더 계속된다네요.

 

만물이 다 젖어서

밖에서 어느 한 군데 앉을 곳이 없고

만사가 다 눅눅해서 마음까지 그런 거 같습니다.

 

아래

창살 밖에 저 눈부신 햇살처럼

제발

맑은 날이 들었으면 합니다.

 

▲ 우래옥(2009. 9. 27)

 

 

장마철!!!

제가 사는 동네를 운행하는 마을뻐스에

방치된 우산들이

各樣입니다.

모두 승객들이 놓고 내린 우산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돋보기ㆍ책ㆍ우산ㆍ특별한 디자인의 옷 등...

많은 장신구들을

열차에 두고 내린 적이 여러 번이었습니다.

 

 

승객들이 마을뻐스에 놓고 내린 우산들

 

 

▼ 기사석 뒤에 소화기를 감싼 두 개의 우산(2011.6. 1). 

 

 

 ▼ 기사석 밑에 방치된 우산(2011.6. 2).

 

 

▼ 기사석 뒤에 걸려있는 멋쟁이 우산(2011. 6. 27).

  

 

 

▼ 또 우산과 작은 소화기(2011. 7. 4). 

 

 

 

▼ 기사석 밑에 귀찮아진듯한  우산(2011. 7. 10).

 

 

 

▼ 기사석 뒤에 걸려있는 일회용 노랑 우산(2011. 7. 10).

 

 

▼ 기사석 옆에 걸려 있는 검은 우산과 배낭(2011. 7. 14).

 

 

▼ 주인 잃은 어린이 우산(산본 E-mart, 2011. 7. 14).

 

 

▼ 비오는 날  묶음으로 버려진 우산. 산본 12단지(2011. 7. 15)

 

 

 

▼ 2호선 관악구청역(서울대입구역)에 버려진 우산 2011. 9. 14. 

 

 

목포 유달산 달성사 뒤켠에 버려진 우산(2011. 10. 1)  

 

 

  우산/하늘과 땅 차이  (산본 2011. 7. 31).

                                              (좌)천정에 메어달린 우산(산본 E-mart)과 (우)주택가에 버려진 우산)

 

 

비오는 날

우산을 받으니

우산만큼의 좁은 공간이

나만의 안식처인 거 같습니다.

 

우산을 받쳐들고

수리산 올랐더니

오래 전에 고장난 약수터 motor pump가

아직

수리되지 않아서

찔끔찔끔 나오는 약수나마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약수터에 온 사람들은 공무원을 나무라고 있었습니다(시청 수도과 상수도팀).

내려오면서

현대의 공무원일수록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한 번쯤

읽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번 7월 3일 <축하합니다-금슬>, 7월 12일 <고향얘기>에 답장을 보내주신 여러 동문들에게

정말로 감사합니다.

정정근 동문은 California에서, 소동섭 동문은 2009년에 이어서 멋지게 제작한 animation을 보냄에 감사합니다.

전라도 탯말(胎生語)로 <찡>한 감동을 준 유준식 문규호 동문의 詩畵 <사모곡>은

마치

지금 고향에 간듯한 느낌입니다.

저에게 고향이 있음은 더 없는 축복이고 감사함입니다.

모든 이들! 장마철을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우산 고치는 사람

 

내가 사는 단지에 격주로 우산 고치는 할아버지가 온다. 90이 넘은 이 할아버지는 시멘트 바닥 위에 담요 방석을 깔고 앉아서 종일토록 작업한다.

젊은 시절에 건설업에 종사하다가 퇴직하고서도 회사의 요청으로 오래 동안 일했다고 한다. 지금도 자력으로 생계를 꾸린다니 건강하고 성실함이다. 아래 사진은 2006년도인데 할아버지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건강하게 보인다.

우산(양산)은 대수롭지 않게 보이지만 그 부품이 6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는 청계천상가에 우산 부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는 유통망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도 알뜰하여 버렸음직한 우산을 수리함은 바람직하지만, 일을 마치고 퇴근(귀가)할 때까지 찾아가지 않은 우산은 집으로 가져가서 보관한다고 한다. 어느 젊은 엄마가 와서 6주 전에 맡긴 우산을 찾으니 자기 집으로 와서 보관해둔 우산을 찾아 보라고 일러준다.

우산은 사용 후에 말려두지 않으면 우산살에 녹이 슬고 실이 삭아서 빨리 망가진다. 이런 우산을 할아버지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휘어진 살을 바로 잡고 나사를 조이고 바느질을 한 후에 윤활유를 뿌린다. 이렇게 우산을 손질함이 마치 인생과 같다고 한다(2010. 5. 16. http://blog.daum.net/hsik42).

 

 

▲ 우산 고치는 할아버지(2006. 7. 30) 

 

  

▲ 우산 고치는 할아버지의 공구함과 우산부속품(2006. 7. 30) 

 

 

                                                    -이해식 dream-

                                

                              

                                                                                                                                                                                                                                                                                                                                                                  

            

 

가슴소리(송창식)-1.w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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