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돗자리 지붕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5. 7. 11.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5. 7. 11.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ㆍ덕수궁관ㆍ과천관, 이렇게 세 곳입니다.
초대형 이불빨래? 아열대 방갈로? 아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마당에 커다란 갈대발을 걸어 만든 파빌리온(옥외 간이건물) '지붕감각'이다.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5' 당선자인 SoA는 소재의 규모를 확장해 흥미로운 공간놀이를 보여줬다(동아일보 기사 전재).
도움말
서울관 <갈대 돗자리 지붕>은 아래 동아일보 2015. 7. 1. 기사입니다. 이 기사 를 도움말로 전재합니다.;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최우수작, SoA의 ‘지붕감각’
어떤 장소에 새로 마련된 공간의 가치를 판단하는 방법 중 하나는 그것이 생겨나기 전의 상태를 돌이켜보는 거다. 9월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5’전은 전시라기보다 장소에 적합한 공간을 고민해 제안하는 이벤트에 가깝다. 갈대 그늘을 넘다 조각난 햇살이 열을 잃고 빛만 쥔 채 와락 쏟아진다. 바람은 원래 가진 자신의 소리를 증명하듯 온갖 모양과 세기를 달리해 일렁인다. 밤에는 물 머금은 나무와 돌이 달아오른 주변 공기를 불러 모아 달래고 어른다. 원래 여기에 뭐가 있었더라. 기억이 희미해진다.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별관인 PS1이 매년 개최하는 건축 전시 프로젝트다. 1998년 시작해 2010년부터 칠레, 이탈리아, 터키로 연계행사를 확장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를 통해 지난해부터 참여했다. 올해는 심사위원 10명이 후보작 27개 가운데 건축사사무소 SoA 강예린(42) 이치훈 소장(35)의 ‘지붕감각’을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했다. 부부 건축가인 두 사람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2015 젊은 건축가상’도 받았다.
총 2.5㎞ 갈대밭 400여개
스테인래스 와이어로 엮어 기둥위에
바닥엔 소나무 껍질 수북
깔고 누우면 물 먹금은 송향이 훅
최종 후보 다섯 팀에 부여된 공간 구성 주제는 ‘물, 그늘 쉼터’였다. 미술관 2층 제8전시실에서 최종 후보들이 제안한 공간기획안을 모형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SoA의 모형과 스케치는 언뜻 보기에 그중 가장 볼품없다. 듬성듬성 얽은 철제 기둥에 갈대로 엮은 커다란 발을 이불 널 듯 얹어놓은 형상. 이게 뭔가 싶다.
원래 이곳은 석재 패널로 덮은 네모꼴 공터였다. 두 건축가는 그 위에 먼저 최대한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렸다. 지름 25m. 그 위에 빗물이 빠지도록 잔돌을 깐 뒤 소나무 껍질 조각을 3, 4cm 두께로 덮어 올렸다. 소나무 껍질은 나무를 심은 뒤 뿌리 주변에 덮어 수분이 흙에서 덜 증발하도록 돕는 조경 재료다. 그리고 아연을 도금한 강철 파이프로 기둥을 엮어 올렸다. 가장 높은 중앙부 높이는 10.7m, 가장자리는 7.8m다.
갈대는 전남 순천만이나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서 만들어 보려 했지만 결국 제작자를 찾지 못해 중국 산둥(山東) 성에 주문했다. 플라스틱으로 코팅한 철사로 얽은, 총 길이 2.5km의 갈대발 400여 개를 스테인리스스틸 와이어로 지탱하며 기둥 위에 올렸다. 말로 하면 간단하지만 하중과 바람의 영향을 계산해 규모와 형태를 결정하는 데 3개월이 걸렸다.
바닥에 갈대 돗자리를 듬성듬성 던져놓았다. 깔고 누워보자. 물 머금은 소나무 냄새가 훅 다가든다. 그늘인 듯 빛 조각 떨어지는 공간. 두 건축가는 사용한 모든 재료의 특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부여받은 표제어를 직설적으로 공간에 풀어냈다. 어렸을 때 이불과 의자로 비슷한 ‘공간 놀이’를 한 기억이 살아난다. 지붕에 관한, 기억의 한 원형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갈대다발: 바닥은 소나무 껍질과 돌맹이를 섞어서 깔고 여러 곳에 갈대 다발을 놓아서 관람객들이 편히 쉬도록 했습니다.
[책의 향기]
도시의 숨통을 틔우는 비정형의 공간 ‘파빌리온’
◇파빌리온, 도시에 감정을 채우다/파레르곤 포럼 기획/송하엽 최춘웅 김영민 외 지음/252쪽·1만6000원·홍시
현대미술관 서울관, 율리어스 포프 전. 2015. 12. 26.
도움말: 아래 동아일보 2015. 11. 24. A27면 기사
조작… 왜곡… 정보의 프레임에 대한 경고
손택균기자 동아일보 입력 2015-11-24 03:00:00 수정 2015-11-24 03:00:00
獨 미디어예술가 ‘율리어스 포프’전
▲ 실시간으로 연결된 인터넷 뉴스 피드의 중요
키워드를 신호로 받아 떨어지는 물줄기처럼 형상화한
설치작품 ‘비트 폴 펄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동아일보 사진>
‘쏴악, 후두둑….’
여름에 시작했다면 시원했겠다. 2016년 9월 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선보이는 ‘대한항공 박스 프로젝트: 율리어스 포프’전. 모서리의 프레임만 남긴 컨테이너 4개를 쌓아 10m 높이의 구조물을 만들었다. 그 꼭대기로부터 ‘물줄기 문자’가 층층마다 끝없이 쏟아져 내린다. 4개 층의 천장부마다 설치한 분출구에서 디지털 신호로 마름질한 물줄기가 떨어진다. 맨 위층부터 순차적으로 떨어지며 형성되는 물줄기 다발이 1초 남짓 공중에서 판독 가능한 문자를 이뤘다가 흩어진다. ‘FIRST’ ‘LOVE’ ‘MEN’ ‘PUZZLE’ ‘SOME’ ‘SYSTEM’…. 실을 물줄기로 대체한 방직기를 연상시킨다. 문득문득 나타났다 사라지는 단어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메시지를 엮으려 애쓰게 되지만, 의미 있는 어구나 문장을 이루는 행렬은 아니다. 잠시 부각되는 듯하다가 순식간에 흔적 없이 사라지는, 현대사회 문자 정보의 생리를 시각화한 작품이다.
독일의 미디어아티스트 율리어스 포프(42)가 제작한 이 설치물의 제목은 ‘비트. 폴 펄스(bit. fall pulse)’다. 정보 조각(bit)이 떨어지는(fall) 빠른 주기(pulse)를 보여준다. 물줄기가 순간적으로 형성하는 단어는 인터넷 뉴스에서 노출되는 빈도에 따라 선택된다. 요즘 세상에서 한순간 중요하게 언급된 키워드는 잠시 후 전혀 다른 가치로 해석되거나 다른 정보로 대체되기 마련이다. 정보에 대한 짧은 ‘관심 주기’를 살펴 작품에 적용한 것이다.
10여 년간 이 작품 시리즈를 만들어온 작가는 “정보의 소비 수명과 모호함에 주목했다”
“이번에는 구조적 요소로만 쓰던 컨테이너 프레임에도 의미를 담았다. 거대한 탑처럼 쌓은 프레임은 현대의 미디어 바벨탑을 은유한다. 프레임 안에서 정보는 조작되고 처음 나타날 때와 다른 의미로 소화된다.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세상이다.” 02-3701-9500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아래는 smart phone으로 녹화한 image인데 희미하지만 떨어지는
물줄기 속에 digital system으로 문자가 보이네요. 2015. 12. 26.
▲ 서울시립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image를 즉석에서 E-mail로 전송하는 system.
2015.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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