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作文 my compositions)

KTX 광명역에서 2008. 3. 11.

노고지리이해식 2008. 3. 12. 13:58

 

KTX 광명역에서

  

                                        

                                                              KTX 광명역 내부

 

   광명역에서 KTX(Korea Train Express)를 기다리며 신문을 읽다가 고개를 들었더니 한 어린 아이가 넘어져 있고 엄마와 조금 큰 아이가 서 있다. 조금 크다고 해도 넘어진 아이에 비해서일 뿐이지 그 역시 어린 아이다. 아마 어린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종종 걸음으로 걷다가 넘어진 듯하다. 엄마는 넘어진 아이의 신발을 벗겨서 큰 아이가 들게 하고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서는 아이 앞에 돌아앉으면서 등에 업히라고 하는 거 같다. 내가 이러한 광경을 먼 거리에서 보고 있었으므로 그들의 낮은 대화는 들리지 않았다.

   아이가 등에 업히자 엄마는 한 손으로 포대기를 뒤로 몇 번을 돌려 두르는데 제대로 둘러지지 않는다. 내가 다가가서 거들어주고 싶었지만 두고 보기로 했다. 그러자 엄마는 다시 익숙한 솜씨로 포대기를 추슬러서 어린 아이의 등을 두르게 되자 이번에는 한 손으로 포대기 끈을 등 뒤로 두르고 또 한 손으로 반대편의 끈을 뒤로 던진다. 엄마는 등 뒤 편으로 보이지 않는 공간에 참으로 알맞게도 포대기를 두르고 끈을 던진다. 그리고서는 끈을 질끈 동여매더니 가방 하나를 목에서 오른쪽으로 매고 또 양손에 하나씩 든다. 그리고서는 큰 아이 손을 잡고 작은 소리로 흥얼거리며 매표소 쪽으로 간다. 이제 엄마와 두 아이의 모습은 내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다.

   나는 잠시 동안 세 모녀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내 어렸을 적 어머니 팔에 매달려서 지금은 새만금에 들어간 동진강 갯벌로 게 잡으러 갔던 기억이 났다. 밤길에 호롱불을 든 어머니를 따라서 무척 비좁은 두렁길을 갔는데 빗길에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어머니 팔을 꼭 붙잡았었다.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던가. 한 아이를 업고 가방 세 개를 매고 들고 한 아이를 걷게 하면서 어디론가 긴 여행을 가는 어머니의 모습,,, 그 모습이 조금도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저들의 여행은 한 아이가 자라서 또 제 엄마와 같이 온후한 어머니가 되는 길이리라. 나도 곧 열차에 오를 준비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