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울림에 함께 있음을 위한 초대의 말
저희 음악대학이 금년에 마련하는 정기연주회는 부산과 대구에서 열기로 했습니다.
무릇 인류의 음악사를 보면 그것은 지역적 개인적 음악양식의 교류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우리 나라는 여러 가지 여건상 서울로만 집중되는 문화의 편중 현상을 빚어왔습니다. 그럼에도 부산과 대구의 음악 문화가 두드러짐은 이들이 우수한 교향악단을 자랑하고 있음으로써 증명되고도 남습니다. 이것은 또 두 개의 대도시가 국제적인 음악 교류도 활발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부산과 대구가 지척에 지나지 않음에도 이들 두 도시의 음악 교류가 그다지 활성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희 대학의 부산 연주에 적극적인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교향곡을 뜻하는 Symphony는 원래 함께 울리는, 소리가 일치 된다는(Sym-phony) 그리스 말에서 연유되었습니다. Symphony의 고전적인 의미는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여서 저희 대학의 교향악단이 베를리오즈(Louis-Hector Berlioz 1803~1869)의 「환상교향곡」(Symphonie fantastique)을 부산과 대구에서 연주할 수 있음은 참으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것은 부산과 대구 사람들이 함께 울리는 교향(交響)을 통하여 지역적인 자아를 발견할 수 있음의 일단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야기 꺼리로 짜여진 「환상교향곡」은 베를리오즈의 열정적인 생애와 함께 서양음악사에서 특이한 작품에 속합니다. 그래서 이 곡을 듣는 동안은 우리들 영혼의 충만한 삶을 느끼게 하고 진정한 인간으로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환상교향곡」을 연주하는 저희 대학의 정기연주회에 부산과 대구의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다만 공부하는 학생들이어서 베를리오즈의 인간적인 느낌이나 영혼의 고뇌에 충분히 근접하기에는 아직 미숙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음악에 대한 열성이 가득 찬 눈빛에는 칭찬을 아낄 수 없을 것입니다. 부디 오셔서 이들에게 격려를 보내 주시고 부산과 대구가 서로 교감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1995년 11월 23일
영남대학교 음악대학장 이 해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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