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 2

제13회 정기연주회를 열면서. 1994년 11월 17일

노고지리이해식 2006. 7. 30. 11:40
 

제13회 정기연주회를 열면서


저희 음악대학이 지난 일 년 동안 열심으로 닦은  연주 기량을 정기연주회의 이름으로 여러분 앞에 내 보이게 된 것을 기쁘게 여기는 바입니다. 한편 순수한 학생들의 연주행사인지라 미흡함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음악처럼 되고자 하는 것이 모든 예술의 목적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완성된 음악을 향한 학생들의 수업과정인 만큼 음악을 사랑하는 여러분의 넓은 도량이 이를 감싸고도 남으리라 믿습니다.

이번 저희들의 정기연주회는 학생들의 연주 기회를 넓히고 장차 이 나라 창작계의 동량을 키우는 뜻으로 학생 작품을 연주곡목으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자극이 될 것입니다. 

진혼곡은 어지러운 세태 속에서 음악으로 듣는 인생독본 같은 것입니다. 오늘 밤 학생들이 열창하는 푸치니의 진혼곡에서는 잊고 사는 인생의 뒤안길을 돌아보고 닥아 올 앞날을 보다 경건하게 생각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오늘 정기연주회를 위해서 밤늦도록 시간을 아끼지 않은 교수님과 학생 여러분의 열성은 우리대학은 물론 나라의 미래를 비추어 주는 밝은 등불이 되고도 남을 것입니다.

오늘 연주자들에게 진심으로 찬사를 보내고 와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1994. 11. 17.


영남대학교 음악대학장 이해식